브런치, 그리고 끄적거리기

by 행복반 홍교사

아침에 둘째 학교를 데려다 주고 도서관에 반납할 책을 잔뜩 들고 도서관에 가는 길에 날이 덥고 도서관까지 가는 길이 멀어 잠깐 중간 까페에서 쉬기로 했다.



책을 빌려오면 마음이 참 뿌듯하다. 새로운 책이 입주하고 나가는 일련의 과정동안 우리 아이들의 마음에, 나의 마음에 새로운 생각들과 지식들이 쌓여가기 때문이다. 좋은 책을 턱턱 사주는 엄마는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이 책들이 지식의 갈증을 해결해 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


돌이켜보면, 나는 완벽이랑은 거리가 먼 사람이다. 그래서 과거 일을 돌아보며 이불킥을 많이 한다. 그리 똑똑하지도, 야무지지도 못하고 참 물렁하게 살았다. 하지만 그 가운데 나의 줏대를 잡고 살아갈 수 있었던 건, 책 때문이었던 것 같다. 신앙적으로는 성경책을 읽으며, 지식적으로는 다양한 책을 읽으며 마음에 새겼기에 흔들리더라도 꺾이지 않고 나아갈 수 있었다. 나애게 책은 지금까지도 참 친절하고, 스마트하고, 따듯하고, 고마운 친구이다.



남편과 결혼하기 전에 다니던 교회에서 청년들과 교육선교를 간 적이 있다.

지방 미자립 교회의 초등학교 아이들 여름성경학교를 도와주러 팀장의 자격으로 청년들 10명 정도와 함께 갔었는데, 우리 교회 방송국에서 그 선교 일정을 함께 하면서 다큐멘터리 영상을 찍었었다. 지금부터 10년도 더 전에 있었던 일인데, 그 영상이 아직까지 남아있다(그래서 어릴 때 아이들 동영상을 많이 찍어주나보다. 기억은 흐려지지만, 영상은 남아서 바로 어제 일처럼 볼 수 있기에 말이다).


내 핸드폰에 저장된 영상을 우리 아이들이 우연히 보게 되었다. "어? 엄마다!" 하는 아이들. 영상에 나오는 엄마 모습이 지금과 조금 다르지만(10년이 넘었으니 지금은 참 많이 나이가 들었을 터다^^;), 목소리, 엄마 글씨(팀원들에게 편지 써주는 장면)는 같은 걸 보니 '우리 엄마 맞다' 하는 눈치다.


교회 방송국에서 찍은 15분 남짓한 영상인데도 불구하고, 엄마 연예인이란다.ㅎㅎ

화장기 없이 내 옆에 언제나 있는 우리 엄마, 밥 해주고 간식주는 우리 엄마, 언제든지 내가 부르면 달려오는 흔하디 흔한 우리 엄마가, 내가 태어나기 전에 봉사도 하며 다른 곳에서 열심히 살고 있었다는 것이 새로웠던 모양이다.


완벽하지는 않으나, 나만의 주관을 가지고 내가 가진 것들로 열심히 살고 있는 내 모습을 통해서, 우리 아이들도 조금이나마 세상 가운데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선한 영향력을 전하면서 살아나가면 좋겠다. 그러려면 나의 오늘의 하루도 감사한 마음으로, 담담하지만, 담대하게 살아 나가야겠다.


(일단 집 청소를 하자. 으아~ 하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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