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 생존 기술의 기본기
재난 상황에서 의료는 가장 먼저 붕괴된다.
병원은 만원이 되고, 구급차는 오지 않으며,
약국은 문을 닫는다.
이때 생존을 가르는 건
의학 지식이 아니라 초기 대응 능력이다.
대부분의 사망은
“치료 불가능해서”가 아니라
초기 10분을 버티지 못해서 발생한다.
도시형 재난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부상은 거의 정해져 있다.
베임, 찢어짐 (유리, 철근, 파편)
출혈
타박상, 염좌
화상 (화재, 증기, 뜨거운 표면)
골절
감염 (오염된 물, 먼지, 상처 방치)
총상이나 중증 외상은 개인이 감당할 영역이 아니다.
우리가 대비해야 할 것은 “살 수 있는 부상이다.
FAK는 “있으면 좋은 키트”가 아니다.
지금 당장 쓸 수 있어야 하는 장비 묶음이다.
중요한 건 세 가지다.
꺼내기 쉬운가
쓰는 법을 아는가
불필요한 물건이 없는가
멋있는 파우치보다
손이 기억하는 구성이 훨씬 중요하다.
출혈은 가장 우선순위가 높다.
멸균 거즈 여러 장
압박 붕대
탄력 붕대
지혈 밴드
의료용 테이프
도시에서는
지혈대까지 필요한 상황은 드물지만,
압박 지혈 능력은 필수다.
중요한 원칙은 단순하다.
피가 나면
즉시 눌러라
멈출 때까지 떼지 마라
살아남아도 감염되면 끝이다.
소독용 알코올 스왑
포비돈 요오드 스틱
항생 연고
방수 밴드
상처는
깨끗이 씻고, 소독하고, 덮는다.
이 순서가 바뀌면 안 된다.
도심 재난에서는
상처보다 오염이 더 위험하다.
화상은 생각보다 흔하다.
화상 전용 젤 또는 거즈
멸균 거즈
진통제
화상의 기본 원칙은 간단하다.
즉시 열원 제거
차가운 물로 식히기
터뜨리지 말 것
연고를 마구 바르는 건
오히려 악화 요인이다.
완치가 아니라
이동 가능 상태 유지가 목적이다.
삼각건
탄력 붕대
간이 부목 대용품(접이식 스틱, 판재)
고정은
“완벽하게”가 아니라
“움직이지 않게”면 충분하다.
약은 많을수록 좋지 않다.
아는 약만 써야 한다.
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권장)
해열제
지사제
소화제
개인 처방약 (최소 3~7일분)
알러지 체질이라면
항히스타민제는 거의 필수다.
유통기한 정기 점검
고온·습기 차단
원래 포장 유지 또는 라벨 명확화
정체 모를 알약은
위기 상황에서 독이 된다.
모든 걸 해결하려 들지 마라.
“지금 움직여야 하는가, 멈춰야 하는가”가 중요하다.
즉시 이동 중단해야 할 신호
멈추지 않는 출혈
의식 저하
심한 흉통
호흡 곤란
이 경우는
자력 이동보다
은신·대기가 생존 확률이 높다.
부상보다 더 위험한 게 패닉이다.
과호흡
판단력 상실
불필요한 움직임
이를 해결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자 응급처치는 의외로 매우 간단하다.
앉힌다
눈을 맞춘다
짧고 명확하게 말한다
“지금 숨 쉬고 있어요. 괜찮습니다.”
이 한 문장이 상황을 바꾼다.
EDC용 미니 FAK
가정용 FAK
차량용 FAK
72시간 가방용 FAK
모두 구성은 비슷해도
접근성은 다르다.
재난은
항상 준비된 장소가 아니라
엉뚱한 장소에서 터진다.
응급처치는
사람을 완치시키는 기술이 아니다.
병원까지 갈 시간을 사는 기술이다.
그 시간 10분,
그 판단 한 번이
사람을 살린다.
칼보다, 라이터보다,
라이트보다 먼저 필요한 건
피를 멈출 수 있는 손이다.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