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zing grace
세상의 것들이 점점 더 지루해질 때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김 군과 길군은 어제도 오늘도 권태로운 얼굴을 하고 있다. 과연 이들은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아갈 것인가. 주목하시라.
#1 가을 또는 겨울 , 따듯한 햇살, 오후
권태로운 길군의 얼굴과 권태로운 김군의 얼굴 후
#title 'amazing grace' (amaizing grace 음악과 함께 10초가량)
#2 조용한 주위, 벤치
권태로운 얼굴로 의자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는 김군 곁으로 길군이 권태로운 발걸음으로 걸어와 옆에 앉는다.
#3 벤치
계속해서 담배를 피우는 김군과 옆에서 담배를 꺼내 무는 길군.
#3-2 벤치
담배 피우는 권태로운 각각의 두 얼굴
#3-3 벤치
담배를 다 피운 둘은 그냥 그렇게 계속 앉아있다가 김군이 먼저 말을 꺼낸다.
김군: 길! 뭐 없냐?
길군: 뭐가
김군: 뭐 죽이는 거 없을까? 인제 담배도 물린다.
길군: 영화보면 미국애들 대마초 하잖냐. 왜. 그거 보면 걔네 표정 죽이던데. 우리나라는 그런 것도 없고. 아직 선진국 되려면 멀었어..
김군: 여기가 무슨 네덜란드냐? 떨 찾게?
길군:떨? 떨이 뭔데?
김군: 아~ 나 또 진짜. 내 군대 있을 때 고참 중에 한 새끼가 미국에서 살다 왔거든, 근데 그 새끼는 대마고 뭐고 다 해봤대. 근데 미국에 있는 한국 쌔끼들은 대마초를 떨이라고 한다더라..
길군: ...
김군: 근데 그거 아냐? 한국 새끼들이 얼마나 떨을 좋아하는지, 약 파는 놈들도 한국 사람이다 싶으면 와가지고는 '두유 원트 떨? 맨~'이런다던데..
길군: 영어 쫌 하네.. 맨~~
김군: 븅신.(잠시 생각에 잠기고 난 후) 아! 맞다. 근데 내 고참 새끼가 그랬는데 떨이 진짜 하고 싶은데 돈 없으면 설탕 있잖냐. 그걸 존니리 곱게 빻아서 코로 마시면 그거 할때 기분이랑 비슷하다더라.
길군: 뭐? 그런 게 어딨냐? 말이 돼, 그게?
김군: 왜 나한테 지랄이야. 그 새끼가 그런 거라니까.
길군 : 그래서 너 해봤냐?
김군 : 미쳤냐?
길군: ....
다시 담배를 무는 두 사람.
길군: 간다.
김군: 이따 저녁에 맥주나 마시자.
길군: 돈 없어.
김군 :...
길군: 간다 (자리를 뜬다)
김군 :.....
#3-4 벤치.
김군을 뒤로하고 권태롭게 걷기 시작하는 길군.
김군도 한참을 무표정하게 앉았다가 일어나 집으로 돌아간다.
#4 집안 부엌(길군)
길군의 결의에 찬 눈빛
#4-1 백설탕 봉지와 길군
#4-2 부엌
ㄹ
설탕 봉지로 다가가 숟가락으로 설탕을 퍼서 온 힘을 다해 설탕을 빻기 시작하는 길군
#4-3 또 다른 부엌(김군)
숟가락으로 곱게 설탕을 빻는 손.
이마에 맺힌 땀방울.
#4-4 부엌(김군)
씨익 웃는다.
#4-5 부엌(길군)
역시 보일 듯 말듯한 미소를 띤다.
#5 각각의 부엌
길군과 김군은 빻아진 설탕에 코를 대고 있다.
#5-1 각각의 부엌
코로 빨려 들어가는 백색가루가 되어버린 설탕.
#5-2 각각의 부엌
둘은 코로 빨아들인 후 영화에서나 보았을 법하게 고개를 뒤로 젖힌다.
2초동안 가만히 있더니 켁켁거리며 소리를 지르며 괴로워한다.
길군과김군: 개새끼 ~아 ! 따가워.아~~
#5-3 부엌
길군과 김군의 충혈된 두눈
#5-4 길군과 김군의 얼굴로 장면 전환
'amazing grace'음악이 나오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