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뽑는 가챠

by 윤하루

지하철역 근처, 낡은 건물 사이에 ‘운명 가챠’라는 작은 간판이 반짝였다.

주인공은 발걸음을 멈췄다.

‘운명 가챠…? 이런 게 아직도 있나.’

호기심 반, 반신반의 반.

주머니 속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

“뭐, 재미로 한 번만 돌려볼까.”

가게 안은 작고 어두웠지만, 구석에 놓인 기계와 종이들이 묘하게 빛났다.

주인공은 동전 몇 개를 넣고 손잡이를 돌렸다.

“띵—” 작은 종이가 아래로 떨어졌다.

종이를 펼치자, 글씨가 또렷하게 보였다.

“내일, 네 선택이 운명을 바꾼다.”

주인공은 잠시 눈을 깜빡였다.

‘…뭐야, 장난치나?’

가볍게 웃고 종이를 주머니에 넣은 채, 평소처럼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 평소처럼 씻고 잠자리에 누웠다.

머릿속 한켠에는 아까 종이가 계속 맴돌았다.

‘설마 진짜 그런 건 아니겠지.’

눈을 감자, 피곤함에 금세 잠에 빠져들었다.

그다음 순간, 눈을 떠보니 세상이 달랐다.

창밖에 보이던 도시의 불빛은 사라지고, 공기 속에는 묘하게 은은한 빛이 떠다녔다.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자, 낯선 옷과 장신구가 손목과 손가락을 장식하고 있었다.

“여… 어디지?”

주인공은 서서히 깨달았다.

어제, 그 장난 같은 가챠 종이… 정말로, 뭔가 시작된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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