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를 읽고.
정말 오랜만에 책을 읽었다.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를 보고 느낀 몇가지 생각을 간략히 적어본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문득 '내가 지금 뭘하고 있는거지?'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모니터를 하루 8시간 응시하며 당일의 작은 문제들을 매일 풀고, 그에 대한 산출물은 스마트폰 안의 작은 화면이 된다. 인간의 의식주에 어떠한 도움이 되지도 않는 행동인데 이 행동을 잘하기 위해 나는 내 시간을 할애하며 노력하고 이 행동으로 돈을 번다.
내 직업에 대한 본질을 GPT에게 물어봤다.
> 개발자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문제를 식별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적 솔루션을 만들어내며, 이러한 과정에서 사용자의 요구와 기술적 가능성을 접목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 내 일은 단순히 코드를 작성하는 것을 넘어서서,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의 생활을 향상시키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 시간 동안 이 생각에 대해 거부감 아닌 거부감이 있었다. 실무에서 이런 생각을 갖고 일을 하지 않으면서 이걸 내가 내린 일의 본질이라고 생각하는게 이상했다. 이 책을 읽고,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내 일에 괜찮은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은 앞으로 남은 노동 시간 동안 내 중심을 잡아줄 것이다.
내 일을 열심히 하는 이유는, 그냥 그게 내 일이기 때문이다. 별다른 이유가 없는 그저 책임감이다. 이는 모든 사람들이 동일하게 갖는 당연한 명제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봤을 때 이해가 안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자 내가 유별난건지 의심이 되었다. '대충 하자. 잘 안되면 좀 어때.' 라는 생각을 억지로 가져보려 하면 그건 그거대로 괴로웠다.
나의 뇌는 선천적, 환경적 요인으로 그냥 그렇게 코딩이 되어있다. 일을 시작한지 2년이 좀 넘어가는데, 아직까지도 대부분의 주일에 잠을 깊게 자지 못한다. 그리고 주말에 스위치가 꺼지듯 잠을 몰아 자고는 한다.
그럼에도 책의 저자의 생각과 동일하게 '내가 잘 쓰이고 있구나' '내가 구상한 방법이 통하는 구나' '내 생각대로 하니까 되네' 를 확인할 때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나에게 경제적 자유가 주어진다고 하면 주저하지 않고 일을 그만할 것이다. 나는 오래 살고 싶다.
근래에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키워드가 많이 눈에 뜨인다. 나는 이 키워드에 대해 꽤나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 내 일 하기도 바쁘고 피곤한데 무슨 퍼스널 브랜딩까지 하랴. 이 책을 읽고 내가 너무 거창하게만 생각하고 있었다고 느꼈다. '나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인식하도록 하고 싶은가?' '나는 어떤 가치를 내놓고 싶은가?' 에 대한 고민은 지속적이고 중심이 확실한 성장을 가져온다. 내 객관적인 상태를 파악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하여 시간과 함께 나의 가치를 축적해 나가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