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씬짜오 씬짜오>
2016년에 발표된 최은영의 <씬짜오 씬짜오>는 상대방의 좋은 점을 알아보는 따뜻한 마음을 감동적으로 보여주는 소설이다.
어린 시절, 독일의 작은 도시 플라우엔에서 살았던 화자가 그때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20년 전 호 아저씨의 초대를 받은 날 정경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인사하는 이들을 응웬 아줌마는 “오래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을 만난 것처럼” 환영한다.
아빠 회사의 동료인 호 아저씨의 요리는 “담백하고 편안”했고, ‘나’와 같은 반인 그의 아들 투이는 ‘나’에게 만화책을 골라 준다.
‘어떤 조건도 없이 받아들여졌다는 따뜻한 기분’과 ‘음식을 나눠 먹던 공기’로 기억되는 그날은 여러 사람의 마음이 호의로 이어진 시간이었다.
이후 엄마와 아줌마는 거의 매일 서로의 집을 방문하며 마음을 나눈다.
응웬 아줌마는 말하지 않아도 “어디가 불편한지 알고 있었고,” 많은 일들을 해결해 주며, 아빠와 사이가 나빴던 엄마의 ‘유일한 말동무’가 되어 준다.
엄마에 대해 “사랑이 많고 다른 사람의 마음에 공감해 주는 능력을 타고났다고” 하면서, “웃는 모습이 예뻐서 함께 있으면 방이 다 환해지는 것 같다, 걸음걸이가 사뿐하다, 듣기에 참 좋은 목소리다.” 등,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아줌마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나’도 몰랐던 엄마의 좋은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전창운 화백의 그림
훗날 엄마가 세상을 떠났을 때 울어줄 사람이 몇 되지 않고, 이모들조차 “그 앤 어릴 때부터 예민하고 우울했었지.” “영리한 애는 아니었던 것 같아.” 호의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므로, 엄마의 삶은 퍽 외롭고 스산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곧 응웬만이 엄마의 기질을 알아봐 준 유일한 사람이다.
‘예민하고 우울한 기질’을 ‘섬세함’으로, 또 ‘특별한 정서적 능력’으로 이해해 줬고, 인간적인 약점을 다 알고도 ‘있는 그대로의 엄마’에게 곁을 준 사람이었다.
“아줌마의 애정이 담긴 시선 속에서 엄마는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처럼” 보였는데, 그 소중한 관계가 엉뚱한 문제로 부서졌을 때 엄마가 느꼈을 절망은 너무도 깊었으리라.
그래서 엄마 삶의 정점은 응웬 가족과 함께 했을 때라고 할 수 있다.
호 아저씨네 처음 초대받았을 때 평소에 입지 않던 예쁜 투피스를 꺼내 다려 입고 화사하게 화장하고 아이들에게도 예쁜 옷을 입히던 엄마의 모습. 그 집에서 내내 웃어서 ‘그렇게 잘 웃는 모습’을 “그전에도, 그 후에도 보지 못했다”라고 할 정도로 행복해했던.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이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잠시라도 자신을 알아준 아줌마를 만나서 다행이라 해야 할까.
응웬을 통해서, “알아봐 준다”는 것은 그 사람만의 특징을 세심하게 파악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좋은 점을 보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을 이해할 때, 약점은 공격의 재료가 아니라 감싸주어야 할 이유가 된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수 있으며, 곁을 줄 수 있는 것이겠다. 그 끝에서 만나는 것은 활짝 피어난 웃음과 행복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