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의 일이니 벌써 10년도 더 지났다.
주말이었고, 아내와 장모님 그리고
나까지 셋이서 집에 함께 있었다.
그때 가게에서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옆 가게에서 시작된 불이 우리 가게까지 옮겨 붙었다는
소식이었다. 전화를 받고 우리는 모두
큰 충격에 빠졌고, 나는 곧장 가게로 달려 나갔다.
뉴스로나 보던 일이
갑자기 내 현실이 되었다.
그제야 알았다.
사람들이 왜 그런 망연자실한 순간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눈물을 흘리는지 말이다.
가게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해 보였다.
천장이 일부 내려앉았고,
집기 여러 군데가 그을리고 망가져 있었다.
당장 손님을 받을 수 있는 상태는 아니었기에
하루는 꼬박 문을 닫고
아수라장이 된 내부를 정리해야만 했다.
다행히 커피 머신 쪽은 피해가 없었다.
우리 가게에는 출입문이 두 개 있었다.
건물 밖으로 난 문과
건물 안쪽 복도로 이어진 문.
커피 머신은 매장 한가운데 있었는데,
불길이 닿은 곳은 외부 문 쪽이었다.
복구 작업을 이어가며
외부 문은 폐쇄하고
안쪽 문만 열어둔 채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
수리 중이라는 안내와 함께
홀은 비우고 테이크아웃만 가능하게 했다.
기이하게도 매캐한 탄 냄새는 생각보다 심하지
않았다.
어쩌면 공간을 채운 진한 커피 향이
그 냄새를 먼저 덮어주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한창 장사가 잘될 때였다.
매출이 조금 줄어든 정도였지,
가게 운영 자체가 흔들릴 만큼의 타격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내 가게에 불이 났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그 주말은 지금까지도 기억 속에 또렷이 남아 있다.
지금 돌아보면
그날 이후로 가게를 대하는 마음이
아주 조금 달라졌다. 크게 변한 것은 없었고
운영 방침을 바꾼 것도 아니었지만,
장사라는 일이란 늘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 사이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겪어낸 날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다시 커피를 팔았고,
끝내 가게 문을 닫지는 않았다.
아마 그래서 그날의 기억이,
포기하지 않았던 그 마음이
더 오래 남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하루하루를 보내는 일을
'우리 모두 살아가며 하루를 지키고 있다'라고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부족한 실력으로 글을
쓴다는 것이 조심스럽고, 걱정되기도 했지만,
글을 써본 적 없는 어설픈 저의 이야기들이
오히려 더 평범하게 와닿을 수 있지 않을까 막연하게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저의 이야기들을
적어가며, 오히려 저는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이 글을 끝으로 '하루를 지키는 일' 첫 번째 이야기를
마칩니다. 평범하고, 조금은 서툰 제 이야기를
공감해 주시고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