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할 건 없던 연휴, 그렇게 지나갔다.

by 황인득


​늘 마음은 앞서는데, 실천은 늘 그 뒤를 쫓는다.
이번 연휴엔 아이와 더 잘 놀아줘야지,
지치더라도 짜증 내지 말아야지 다짐했지만
역시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연휴 동안 가게 문을 닫았다.
아이와 온전한 시간을 많이 보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하루를 함께 보내다 보면 인내심의 바닥을 보일 때가 있다.
다정하게 말해주려 하다가도 나도 모르게 말이 날카로워졌고, 돌아서면 혼자 남은 마음이 괜히 무거웠다.


​잠시 밖으로 나갔다.
호수공원을 걷고, 아이와 나란히 앉아 그네를 탔다.
산책로에 있는 운동기구 앞에서는 누가 더 오래
매달리나 유치한 내기를 하며 한참을 웃고 떠들었다.


​그 별거 아닌 웃음에 조금 전의 무거웠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구정 연휴에는 어머니와 장모님, 처남이 집에 와 함께
밥을 먹었다. 명절이면 늘 비슷한 풍경이다.
가끔 여행을 떠올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집에서
정성껏 차린 식사를 나눈다.


​매년 두 분 어머니를 모시고 묵묵히 음식을 준비하는
아내를 보며, 여전히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옆에서 특별히 도운 것도 없는데,
분주하게 움직이는 아내의 뒷모습을 보고 있으면
괜히 내 마음이 조용해졌다.


​특별한 일은 없던 연휴였다.
특별한 계획도 없었고,
잘 보냈다고 말하기도 애매했지만
아이와 걷고, 웃고, 밥을 먹으며
그렇게 또 하루하루가 지나갔다.
그게 일상이고, 명절인가 보다.

매거진의 이전글내가 안 만든 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