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갈래요

by YOSPAPA

"우리 딸은 아빠만큼 크면 뭐 하고 싶어?"


딸아이와 소파에서 놀다가, 문득 딸아이의 장래희망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하여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이어진 딸아이의 충격적인 대답.


"아빠랑 엄마처럼 회사에 갈래요."


'회사에 간다고? 회사에? 회사???'


세 살 때 처음으로 무엇이 되고 싶은지 말할 때, 너는 우주인이 되고 싶다 했었다.

좋아하던 동화책을 보고 한 얘기였겠지만 벅찬 감동으로 아빠는

너만의 우주를 만들어주겠노라 게 다짐했었는데...

회사? 회에 사아아?




순간의 당황함을 감추고 물었다.


"왜 회사에 가고 싶어?"

"어린이집 갈 때 아빠 엄마는 회사 가잖아요."


맞벌이를 하는 우리 부부는 아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근을 한다.

회사에 늦을까 초조한 우리의 마음을 모르는 아이가 이따금 집에서 더 놀다 간다고 떼를 쓸 때가 있다.

때마다 회사에서 아빠와 엄마를 기다리는 친구들이 엄청 많아서 빨리 가봐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약발이 먹혀서 종종 이야기 했는데... 너무 남용을 했나 보다.

딸아이의 상상 속에는 회사라는 곳이 뭔가 어른이 되면 친구들과 모이는 대단하고 근사한 곳로 그려 있는 듯하다.


분주히 출근 준비를 하던 아내가 아이의 얘기를 듣고 쩍 뛰며 말했다.


"회사에 꼭 갈 필요 없어. 회사 안 가도 하고 싶은 거 할 수 있어!

아빠랑 엄마랑 고 싶은 거 하면서 살면 돼!!!"


평소 같지 않게 흥분하는 아내. 내에게 회사는 도대체 어떤 곳인 걸까?




대학 졸업하자마자 취업한 회사에 다닌 지도 이제 곧 만 10년이 된다.

회사를 사회를 배우는 제2의 대학이라 생각하고 다녀왔.

휴학을 포함한 7년 반의 대학생활보다도 이제는 회사에 있었던 시간이 더 길졌다.


대학교 때는 자체 휴강도 가능하고, 기한 내에는 수강신청 취소도 가능했는데 회사에는 그런 것이 없다.

가장 중요한 방학도 없다.

10년 동안 방학도 없이 다닌 제2의 대학.

적고 보니 갑자기 방학보다 졸업을 하고 싶어 진다.


이토록 오랜 시간 열심히 다닌 회사인데, 딸아이에게 사에 가라고 말기는 싫은 아이러니.

회사란 어떤 의미일까? 진지하게 다시 고민해 볼 주제다.




회사에서 올해 설명절 연휴에는 최대한 길게 쉬라는, 그리고 연차는 소진하라는,

권장 지침이 내려와 생각보다 조금 더 긴 연휴를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글도 많이 쓰고, 우리 딸과도 실컷 놀아야지.



딸! 아빠는 조금만 쉬었다 다시 회사에 가보도록 할게.
우리 딸이 정말 회사에 가고 싶은 건지는 어른이 되면 그때 다시 얘기해 보자꾸나
businessman-5754636_1280.png [Image by VIN JD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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