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게

by 여운

생각이 많은 나를

더욱이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시간, 새벽.


유난히 잠이 오지 않는 밤이면

침대에 누워 양을 세어보다가

검은 점을 생각해보다가

5분만에 잠들 수 있다는 명상음악까지 틀어본다.

10분 뒤, 오히려 그 음악에 집중하고 있는 나를 느끼며 생각한다.

오늘 잠은 다 잤구나.


에라 모르겠다 그냥 눈 뜨고 천장을 멍하니 바라봤다.

오늘, 이번주, 작년, 학창시절 있었던 일들이

시간의 역순으로 흘러 뒤섞인다.


불쑥불쑥 지나간 인연들의 얼굴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리움에 잠시 눈물 젖다가 그 시절 사진들 톺아보기까지 시전.

피식피식 웃기도 하다 휴대폰을 얼굴에 낙하.

아악하는 낮은 비명을 내고는 다시 주워든 휴대폰은 6시를 가리키고 있다.


자야지. 이제 진짜 자야지.

혹여나 빛이 새어들어올까봐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 쓴다.

잠깐, 벌써 6시간이 지났다고?

황당함에 다시 이불을 걷고 마른 세수를 한다.

새벽은 이리도 긴데 또 참 짧다.


-제목은 가수 윤마치님의 <새벽에게>라는 곡에서 차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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