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

by 여운

일하거나, 살다가 보면은

뭘 해야 될지 모르겠는 순간이 온다.

이 상황에는 두 가지 경우의 수가 있다.


첫째, 너무 바빠서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는 경우

이럴 땐 그냥 심호흡 한번 크게 쉬고

우선 순위에 번호를 매겨 메모장에 적어놓은 뒤,

퀘스트 깨나가듯이 하면 된다.


둘째, 진짜 할 게 없는 경우

나에게 문제는 이 경우였다. 이따금씩

주어진 모든 일을 끝내고 뜨는 시간이 꼭 존재하는데

처음엔 뭐라도 해야할 것만 같은 마음에 압박이 든다.

근데 또 할 게 없잖아. 마음은 점점 초조해진다.

당장 내 손에 펜이든, 키보드든, 하다못해 핸드크림이든 뭐라도 쥐어져야할 것 같다.


여운아, 그럴 땐 그냥 쉬어.

꼭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마.

그래도 뭔가 해야 하지 않을까.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나의 말에 친구는 답했다.


쉬는 것도 일과 중 하나로 넣어줘.

숨 좀 돌리고 살아야지 어떻게 계속 달려.

너 그러다 쓰러진다.


친구의 말에 뒤통수를 한대 맞은 것 같았다.

나에게 뭔가 한다는 것에 '쉼'은 포함된 적이 없었다.

(물론 이건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잘 쉬는 것도 중요하다. 많이 들어서 관용구처럼 되어버린

저 말을 텍스트로만 인식하고 있었지 마음에 와닿은 적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오늘 잠시 일상에 틈이 생겼을 때,

친구의 말을 곱씹어 보았다.

1분 정도 그냥 멍-하게 있다가 눈을 지그시 감았다.

평소보다 길게 숨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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