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권의 책이 던진 질문
동대문의 ‘다정한 진화’를 꿈꾸는 시코드의 시선
성수동의 화려한 팝업스토어와 세련된 카페들, 그 이면을 들여다본 적 있나요? 사람들은 성수의 ‘힙함’에 열광하지만, 시코드는 그 풍경을 가능하게 만든 ‘도시 운영의 결’에 주목합니다.
정원오 (전)성동구청장의 저서 《성수동》을 통해 지난 10년 성수의 진화와 운영의 기술을 복기해 보면, 그 과정은 이미 타운매니지먼트(Town Management)의 프레임과 깊이 맥이 닿아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성수는 그간의 자생적 성과를 지속 가능한 시스템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타운매니지먼트라는 고도화된 운영 프레임으로의 또 다른 진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01. 성수가 증명한 ‘조화’의 힘, 동대문에 대입해 보기
성수동은 행정 주도의 정비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과 민간 전문가가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지역 운영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기성세대의 토대인 공장 지대와 젊은 세대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조율과 협업을 통해 조화를 이룰 때, 도시는 비로소 ‘문화가 경제가 되는 플랫폼’으로 거듭났습니다.
시코드는 이 성공적인 모델을 보며 즐거운 상상을 해봅니다. 대한민국 패션의 거대한 심장, 동대문이 이러한 ‘운영의 진화’를 만난다면 어떨까요?
02. 개발보다는 ‘진화’, 동대문이라는 거대한 IP의 탄생
우리는 흔히 도시를 ‘보존이냐 개발이냐’라는 이분법으로 보곤 합니다. 하지만 야베 토시오 작가는 저서 《도시의 진화 변화의 기술》에서 도시를 정지된 건물이 아닌 ‘부단히 변화하는 흐름’으로 보았습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동대문의 낡은 미싱 소리와 셔터 소리는 지워야 할 과거가 아닙니다. 오히려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실시간 제조 데이터베이스’라는 강력한 원천 IP입니다. 시코드는 동대문의 다음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기성세대의 숙련된 손기술이 젊은 세대의 감각적인 브랜딩과 만나, 누구나 자기만의 브랜드를 시작할 수 있는 ‘글로벌 소싱 테마파크’로 진화하는 것.”
© Image source. C.CODE
03. 타운매니지먼트 프레임으로 그려보는 동대문의 내일
개발의 논리는 한 번에 모든 것을 바꾸려 하지만, 진화의 기술은 작은 점들을 연결해 선을 만드는 일입니다.
시코드는 동대문이 억지로 무언가를 바꾸기보다, 비어있는 창고를 창작자의 실험실로 열어주고, 삭막한 공사장 가림막을 신진 브랜드의 갤러리로 활용하는 식의 ‘다정한 운영’이 더해지길 기대합니다. 성수가 그랬듯, 공공은 제도의 문을 열고 민간은 일상의 실험을 기획하며, 그 안에서 만드는 사람과 파는 사람이 어우러지는 풍경을 상상합니다.
성수동 카페에서 실뭉치를 꺼내던 젠지의 손길이 동대문의 거대한 엔진과 맞닿을 때, 동대문은 멈춰있는 유적이 아니라 가장 뜨거운 현재 진행형 도시 IP로 진화할 수 있지 않을까요?
�️ C.CODE’s View
도시는 건물을 올릴 때가 아니라, 그 안의 사람들이 연결될 때 비로소 매력적이게 됩니다.
시코드는 동대문이 단순히 옷을 사고파는 시장을 넘어, 대한민국의 숙련(기성세대)과 감각(젊은 세대)이 만나 전 세계로 배포되는 ‘도시형 창작 허브’로의 진화를 기대해 봅니다.
과거를 지우지 않으면서도 미래의 리듬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곳.
동대문이라는 도시를 관찰하고, 분석하고 상상하는 시코드와의 커넥팅 과정이 즐거웠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