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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e Oct 20. 2022

2-3. [변호사의 조언] 상대방의 거짓말로 고민한다면

신데렐라로 배우는 법률 인문학

무도회에 가기 위해 막대한 빚을 졌다는 신데렐라. 

왕자는 자신에게 그 이야기를 해 주지 않은 신데렐라에게 배신감이 느껴진다고 하는데요. 

현실적인 변호사는 왕자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 주고 싶습니다.


<이야기 읽고 오기>




상대방의 거짓말이나 상대방의 어떤 행위로 강한 배신감을 느낀다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그런데 이런 분들은 두 가지 이유로 변호사를 찾아옵니다. 


하나는 이런 이유로 이혼을 하겠다는 것이고, 하나는 못 믿겠으니 각서를 쓰고 싶다는 것입니다.


보통 후자는 아직 이혼을 하려니 아쉽다거나 그것만으로 이혼하기에는 부족한 것 같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다시는 그런 잘못을 안 하겠다, 만약 같은 잘못을 또 하면 집을 내 명의로 달라거나 어떤 불이익도 감수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쓰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 마음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되도록 가정을 지키고 싶고, 그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다만, 각서를 써서라도 가정을 지키고 싶은 분들에게 이 말 한마디는 꼭 드리고 싶습니다. 



분쟁은 일방의 잘못으로 생기는 경우가 잘 없고, 쌍방이 맞장구를 쳤을 때 생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남편이 만약 야근을 한다고 거짓말을 하고 불법 업소에 갔고, 아내가 그걸 발견했습니다. 아내는 화를 내겠죠? (정상적인 남편이라면) 남편은 잘못했다고 하며 용서를 구할 겁니다. 절대 다시 안 가겠다구요. 아내는 눈을 질끈 감고 한 번 봐주기로 합니다. 런데 아내는 문득 문득 걱정이 되고, 또 불쑥 불쑥 화가 치밉니다. 


‘남편이 또 가면 어떡하지’, ‘오늘 늦게 온다더니 거기 간 거 아냐?’, ‘거기서 만난 여자는 나보다 나은가?’, ‘애 숙제 봐줄 시간은 없다면서 그런 곳 갈 시간은 있나보지?’ 등등.


그래서 소파 위에 누워있는 남편이 왠지 미워 보이고, 짜증이 납니다. 그래서 시비를 걸 생각은 아니었지만 말이 뾰족하게 나갑니다. 남편은 ‘피곤한데, 저 여자는 또 시작이다.’ 싶습니다. 그래서 한숨을 푹 쉬면, 아내는 ‘잘못했다고 사과할 때는 언제고, 태도가 저렇게 불량하나’ 싶습니다. 그래서 더 화가 나죠. 결국 둘은 싸우고 또 싸우게 됩니다. 


애초에 불법 업소에 간 남편이 잘못했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한 번 봐 주겠다’고 해놓고서 결국엔 이를 봐주지 않은 아내도 그 노력을 다 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상대방의 거짓말이나 잘못으로 이혼을 결정한다면 본인의 선택을 믿고 나가시면 됩니다. 


그러나 만약 상대방의 거짓말이나 잘못에도 불구하고, ‘한 번은 실수려니 봐 주겠다.’, ‘이번만큼은 용서해주겠다.’고 생각했다면 진심으로 상대방의 거짓말이나 잘못을 잊고 진짜로 한 번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각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혼하지 않고, 같이 살겠다고 마음을 정하셨다면 ‘너 언제 다시 잘못 또 하나 두고 보자!’ 이런 마음으로 각서를 쓰시기 보다는 일단 그의 잘못을 잊기 위해 노력하시길 권해 드립니다. 그래야 애초에 ‘이혼하지 않겠다.’고 정한 마음을 그대로 지키며, 가정을 지키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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