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대부>를 다시 보고...
오래전에 봤던 고전 영화 <대부 The Godfather>를 다시 보았다. 한 참이나 지난 영화이지만 여전히 고전 명화라는 타이틀과 함께 높은 평가를 하는 논평들 때문이다. 내게는 이태리 마피아를 다룬 폭력 조직 영화일 뿐이었지만 긍정적이기까지 한 평이 많아서 혹시 필자가 잘 못 본 것인지, 놓친 것은 없는지 확인을 하고 싶었다. 역시, 이태리 섬 출신의 고아가 생존에 성공했고, 험악한 저잣거리에서 살아남은 그 이민자가 잔혹한 폭력과 살상을 수단으로 성공한 패밀리 사업가로 살았던 이야기였다.
아무리 멋지고 고상한 음악으로 화면을 채우고 스토리를 잘 그렸다고 해도 그 영화는 폭력과 살인을 일삼는 깡패의 일대기일 뿐이다. 그런데 그런 폭력의 이야기가 왜 그리 멋있게 느껴지고 좋은 평을 받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시 보아도 역시 그랬다. 어쩌면 그 시대는 생존하기 위한 폭력의 시대였는지도 모른다. 설령 그런 시대였다고 해도 폭력은 최소한의 것이어야 하는데 말이다. 대낯에 서슴없이 상대방을 향해 총을 난사하는 과감함과 저돌성이 아니라.
무표정한 말론 브란도의 담배 문 입술, 부인도 형제도 무자비하게 대하는 알 파치노의 모습은 내게는 너무 무자비한 폭력이기만 했다. 물론 상대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생명을 지키고 생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행하는 폭력은 정당화될 수도 있다. 혹 영화는 우리의 삶 속에서 벌어지는 폭력은 피할 수 없다는 걸 정당화하는 걸까? 아니면 생존하기 위한 노력은 어떠한 수단도 허락된다는 건가? 이것이 감독의 의도라면 성공한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일 수 있다.
<대부>의 시대적 배경은 2차 대전이 끝난 후인 1947년 무렵이다. 문제는 이 시기 미국 사회만이 그런 폭력이 난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총은 쓰지 않았지만 일제 후의 이정재와 같은 한국의 정치 깡패도 그랬다. 2001년 한국의 영화 <친구>도 70년대의 거친 학교 풍경과 함께 그 시대 싸움 짱들이 벌이는 우정과 세력 다툼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잘 짜인 각본, 시대적인 감성을 가진 화면과 음악을 곁들이며 '감동적'으로 말이다.
그 영화 후반부에는 초짜 조직 깡패들에게 '회를 뜨는 칼'을 어떻게 사용하여 상대를 죽이는 지를 '교육'하는 장면이 나온다. 동시에 그 패밀리를 공격하고 들어오며, 전쟁터에서 살인하는 것처럼 상대편이 '실습'하는 장면이 겹친다. 한쪽에서는 날카로운 칼 사용법을 설명하고 그다음 장면은 설명에 따라 상대를 찌르거나 베면서 죽이는 그 생동감! 깔끔한 칼질, 익숙한 손놀림. 섬뜩하고 무서웠다.
그런 폭력이 담긴 영화에 800만 명이 넘는 관객들이 호응했다. 영화의 폭력성보다 재미있는 스토리 때문에 잔인함은 무시하고 묻힌 것일까? 아니면 좋은 영화의 소재일 뿐이라 살인과 폭력은 사소한 것인가. 동의하기 어렵다. 그렇게 인기를 끈 <대부>나 <친구>란 영화는 잘 만든 것이지 좋은 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폭력을 미화하고 조장하는 영화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청소년들은 깡패의 멋진 모습에 경도되어 폭력을 숭배할 수도 있다. 영화의 산업성만 보고 살인과 폭력을 미화한 것이 아닐까.
물론 인간의 역사는 투쟁의 기록이고 크고 작은 싸움에서 승리한 사람의 이야기이다. 기본적으로 나의 이익과 생존을 위해서 상대와 싸우는 폭력은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처절하게 삶을 이어가며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획득하고 지키려는 마피아 패밀리의 폭력은 어쩌면 정당하기도 하다. 그러나 어느 한쪽의 삶의 이익을 위해서 폭력이 일방적으로 행사되어 수많은 억울한 피 흘림을 야기하는 일이 정당화될 수 없다. 적어도 폭력은 '상황에 따라 방어적일 경우'에 최소한으로 인정된다. 그것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인문학의 결론이다.
전쟁이란 참혹함이 이젠 소설과 영화만으로 남아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면 폭력의 시대는 이제 끝난 것인가? 그건 알 수 없는 일이다. 여전히 국가 간의 알력과 갈등은 존재하고 지도자에 따라 전쟁의 위험성은 높아진다. 다시 말해 여전히 우리는 폭력의 이중성에 여전히 갇혀있다. 청소년의 왕따 현상은 여전하고, 사회는 여전히 권력이 있고 돈 많은 기득권 세력에 휘둘린다. 양대 진영으로 갈린 정치 지형도 폭력의 연속이다. 어찌 주먹만 쓴다고 폭력이라고 하는가?
지금도 약육강식의 논리는 개인과 국가 간에 작동되고 있다. 우리 중에 누가 더 최고인가, 우리 사회의 정치에서 누가 더 폭력적인가?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범했다. 역사적으로 강한 자는 항상 폭력적이었다. 약자의 폭력은 방어적이지만 강자의 폭력은 약탈적이었다. 그런 것에 비하면 과거 무술을 좋아하고 그런 인문학적 낭만을 즐기는 이들은 스포츠를 착하게 즐기는 순수한 열정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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