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함부러 의인화하지 않기로 하였지만
오랜만에 본가에 들른 날
자꾸 그날이 다시 떠올라
발인 후 아버지 장지로 가던 길
집 앞에 잠깐 차를 세우고
영정 사진을 들고 집 안을 돌고
나오던 날
네 개의 든든한 다리에 눈이 간다
두 다리의 마음들을
늘 받아주었던
소리없는 기억들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아버지는 가셨는데
너는 그대로네
나무결에 소리도 담을 수 있을까
혼자 있는 순간에도
우리는 혼자가 아니었을까
나를 위하여
그만 의인화하고 말았다
그래야만 나는 다시
아버지 하고 불러볼 핑계를 얻으며
혼자 있던 날
나와 함께 했던 말없는 이
하나 있었다며 위로하고
그 딱딱한 마음같은
나무결을 쓰다듬어
볼 수 있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