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개비

회오리로 돌아가되 제자리에 서 있는

by 시숨

바람개비


바람이 지나면

버려진 종이는 운다


떠다니다 보면

여름날 나무의 기억이 떠오를 때가 있다


매미 소리 틈새로

지난 듯 그대로 다시 머물며

반가워하던 기척은

늘 잎사귀를 통해 알려 오곤 했다


가만히 있지만

이야기를 듣고 다니던

시절이었다


다시 색으로 단장하고 선

종이야

네 모서리 끝에서

중심으로 향하되

정중앙은 그대로 너로 남아


그 시절 바람의 모양을

기억하다 보면

회오리로 돌아가되

제자리에 서 있는

너를 다시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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