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과 낙옆 사이

by 시숨

마지막 때의 이야기다


매미소리는 초록빛 물로 차오르곤 했었지

햇볕은 기운 차게 뻗은 가지와

무성한 잎사귀를 피해 드나들곤 했었지

웃음이 나오기도 했었지


지금은 사락 사락

바람을 반기며

지나가는 소리들에

잠잠히 귀 기울이며

한 철의 연륜 깃든 색으로

아슬하게 빛나고 있지


그리고 이제

붙들고 있던 손 놓고

마지막 여행

떠날 준비를 하고 있지


조금 먼저 가는 이들을 보면

아래를 떠받치던 보이지 않는 것들이

늘 거기 있지

좌우로 살랑이며

한번쯤 팔랑이다

떠나가는 모습이


끝에서 가득히

함께 가려는 듯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애잔하고 포근하여


떨어질 락

즐길 락

소리 내어보는

상상도 하며

늘 그때를

기다리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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