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전화

by 시숨

2025년 겨울,

시외버스 터미널


오고 있는 이를 기다리다

모퉁이에 있는

공중전화를 보았다


한참을 그 앞에 서 있었던 건

늙은 아버지 같은 쓸쓸함과

젊은 아버지 같은 반가움

때문이었을까


그의 시절에

우리는 줄을 서서 앞 사람의

통화가 끝나길 기다리며,

신호음이 끝나길 기다리며,

또 목소리가 들려오길 기다리며

손 때 맨질하던 수화기를 들고 있었지


호주머니 속 동전을

짤랑짤랑 채워주며,

숫자가 반쯤 지워진 버튼

꾹 꾹 누르며,

늘 어딘가 가닿던 순간을

기다리곤 했었지


옛 사진첩에 스며있는

소식들 오가던 그 앞에서

한참을 서 있어도

걸음을 멈추는 이 없어


이름만 남은 이름

부르며

오래도록

서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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