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로

by 시숨

다들 물이었지

쏟아지면

기울어진 방향으로 흐르는


시대는 자본으로

기울어 있었고

다수는 살아내야 할 임금과

생활비를 향해 한푼 한푼

흐르고 있었지


경사로가 완만해지던

퇴근 무렵이면, 물은 갑자기

갈 길을 잃기도 했지


무색의 본능이 잠깐 멍하니

무의식 중에도

신호등에 반응하던 걸음처럼

무취했다가


급경사를 꿈꾸는

콸콸콸 폭포처럼

시대가 아닌 영원을 향해,

흰빛 부딪히며

안개처럼 나리는

꿈을 꾸기도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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