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초등 1학년때 어린이신문의 새싹기자가 되었다. 기자증과 기자수첩을 받은 아이는 신문기사에 나온 어린이기자들을 부러워했다.둘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했다.투고하는 기사작성에 정성을 들이자 아이의 얼굴사진이 커다랗게 나온기사가 여러 번신문에 실렸다. 신문을 좋아하게 된 아이는 기사 중 하나를 골라한 줄 논평을 적는 nie를 매일 했다.삼 년쯤 되자 슬슬 지겨워하는 게 보였다. 아이가 싫어하는 것은 안 하는 것이 이익인지라 깨끗하게 끊었다. 아침에 일어나 신문을 읽는 것 만으로고마운 일이다.
눈치를 보다가 이쯤 되면 할만하다 싶을 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어린이 신문은 화요일이 되면 지난 일주일 동안 기사에서 나온 단어를 찾는 퍼즐퀴즈가 실린다. 아이는 지난주에 모아둔 신문을 보면서 퍼즐을 맞추기로 했다. 오픈북 퀴즈이다. 퍼즐퀴즈를 맞추면 게임시간을 획득한다. 한 문제당 5분씩, 총 14문제이니 다 맞추면 70분이 생긴다. 게다가 그 70분은 저녁 먹고 늦은 시간에 써더라도 죄책감 없는 휴식을 누릴 수 있다. 퍼즐을 맞추는 개수가 곧 게임시간인 외적보상에 아이는 크고 확실한 행복을 느낀다.
퍼즐퀴즈가 요령이 생겨 쉬워진 듯해서 '사설 읽고 생각하기'도 할 수 있을지 물어보았다. 주관식이긴 하나 바로 옆에 요약문이 다 써져 있어 어렵지 않다. 안 할 이유가 없다. "한 문제당 5분 어때?" 협상이 들어온다. "10분" "아니 6분" 결국 '7분'으로 협상완료되었다.
이번주에는 가로퍼즐 한 문제 세로퍼즐 한 문제 두 문제를 못 풀었다. 지난주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의 신문을 펼쳐놓고 못 푼 두 단어가 있는 페이지를 슬쩍 흘려준다. 다 풀었다. 사설문제까지 총 88분을 획득했는데 '2분을 더 보태어 90분을 달라'라고 한다. OKAY~ 흔쾌히 허락한다. 아이는 저녁밥 먹고 7시에서 8시까지 한 시간을 게임하고 남은 시간은 꼼꼼하게 '킵'해둔다.
아이와 만 11세와 12세 사이의 뇌에 대해 이야기했다. 급성장기의 뉴런과 시냅스의 가지치기에 대하여 말하면서 자주 쓰지 않은 것을 가지치기로 없앤다는 것은 사용하는 뇌의 용량이 작아지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게임을 거론하지도 않았는데 아이가 게임을 줄여보겠다고 약속한다. 아이의 약속을 믿는다. 아이를 믿는만큼 이 시간들도 그냥 흘러가지 않고 쌓여 아이의 어휘력과 문해력이 성장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