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릿한 긍정들에 감사를

by 아보데

인생은 참 묘한 것이라 무엇 하나를 또박또박 말하기 쉽지 않다. 무언가를 깔끔히 마무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었다. 나는 내 딴에 인생을 후회없이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살 수 있던 것은 무엇이든 의심없이 결말을 맺는 것에 대한 동경이 있었고, 그것이 누구에게든 무엇에게든 결론적으로 도움이 되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물음표보다는 온점이 더 깔끔하고 근사하지 않은가. 끝을 봐야 비로소 새로운 시작도 가능한 법 아닌가. 살다보니 그것에 대한 반박의 여지를 계속해서 발견하고 있다. 누군가는 끝없는 후회를 기꺼이 하고, 지나간 이에게 지나간 물음에 대한 답을 갈구한다. 돌이켜보면 나 또한 그럴지도 모른다. 예전 일들을 되돌리려 움직이지 않을 뿐이지 끝없이 곱씹어보며 새 의미를 찾고 새 해석을 찾아내어 기뻐한다. 쓰고 있는 글들에 대해 누군가가 상처받을까 검열하고 정재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지만, 이 검열이 깐깐해질수록 세상에 그럴듯하고 솔직하지 못한 내면을 꺼내보이는 듯한 씁쓸함을 감추지 못한다. 취업과 독립을 목전에 둔 이 순간에도 100프로 행복하지 못하고 100프로 염려에 빠지지 못한다. 애매한 걱정과 애매한 행복 사이에서 줄타기하듯 오늘이 어영부영 지나간다. 좋은 글, 좋은 삶이라는 것이 얼마나 애매하고 모호한 일인가. 그 안에서 부지런히 글을 써내리고 선택하는 삶이란 이렇게 고단할 수가 없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나이가 들어서인지. 나도 그저 애매한 인간일뿐일런지. 누군가가 웃어주면 나도 따라 웃게되고, 누군가 괜찮다고 말하면 그래 괜찮구나. 따라 말하게 된다. 그래서 내게 그저 괜찮다고 말해주는 이들에게 고맙다. 이토록 애매한 삶에 대하여 품어주는 그 긍정을. 그 선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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