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재료, 다른 표현 속에서 피어난 '나의 장점'

매탄동 지역아동센터에서 열린 푸놀치(푸드+놀이+치유) 두 번째 이야기

by 강민주

한 주를 쉬고 다시 만난 날, 아이들의 얼굴에는 반가움이 가득했다.
“선생님, 저 기억나요?”
“지난번에 귤 먹었잖아요!”
아이들의 환한 웃음에 교실 공기도 한결 따뜻해졌다. 오늘은 푸놀치(푸드+놀이+치유) 두 번째 시간.

초등 고학년 5명의 친구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이날은 한 친구가 결석해 네 명이 모였다.
그럼에도 아이들 사이의 분위기는 포근했고, 마치 오랜 친구처럼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엄마한테 주려고 메로나를 샀어요”

활동의 문을 연 것은 일상의 이야기였다. 지난 2주 동안 있었던 일을 나누며,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마음의 문을 열었다.

“재벌2세”는, “엄마에게 주려고 편의점에서 메로나를 사서 갔어요.” 그 말에는 조그마한 자부심이 담겨 있었다.

“지니”는, “가족이랑 축구를 보러 갔어요.
그날은 다 같이 웃었어요.”라며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네잎클로버”는
자신이 키우는 도마뱀에게 먹이를 챙겨준 이야기를 하며 작은 생명을 향한 따뜻한 책임감을 보였다.

“짱구”는, “동생이랑 게임했어요!” 짧은 말 한마디에도 언니로서의 다정함이 묻어났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아이들의 눈빛은 반짝였고, 서로의 일상 속 온기를 함께 느끼는 순간이었다.

나를 닮은 장점을 찾아서

오늘의 주제는 ‘나의 장점 찾기’였다.
“자신의 장점을 말해볼까?”라는 말에
아이들은 잠시 고개를 갸웃했다. 수줍은 침묵 속에, 나는 이런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 아들은 초등학생 때 ‘손톱을 잘 깎는다’, ‘발톱을 잘 깎는다’고 썼어요.
장점은 대단한 게 아니에요. 나를 잘 돌보는 마음, 그것도 멋진 장점이에요.”

그 말을 듣자 아이들의 표정이 조금씩 풀렸다. 그리고 하나둘 손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저는 친구 말을 잘 들어줘요.”
“저는 그림을 잘 그려요.”
“저는 운동을 잘해요.”

말이 오갈수록 교실 안 공기가 환해졌다. 아이들의 얼굴에는 ‘나도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미소가 피어났다.

서로에게 전하는 장점의 편지

이어서 진행된 시간은 ‘장점 롤링페이퍼’였다. 친구의 장점을 찾아 적어주는 활동이었다.

“○○는 웃음이 예뻐요.”
“△△는 아이디어가 좋아요.”

짧은 한 줄의 말이 아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웠다. 서로에게 건넨 문장 속에는
“나는 너를 보고 있어.”라는 눈맞춤이 담겨 있었다. 종이를 받아 든 아이들은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이거 제가 쓴 거 아니죠? 진짜요?”
그 순간, 작은 글씨가 누군가의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푸드로 표현하는 ‘나의 캐릭터’

이제는 자신을 닮은 캐릭터를 푸드로 표현하는 시간이었다.

재벌2세는, “날쌔고 재치 있어요.”라며 원숭이를 만들었고,
지니는, “무지개를 가진 사람”이라며 씨리얼을 이용해 입모양과 머리카락의 다양한 색을 표현했다.

네잎클로버는, “고양이 닮았다”는 친구의 말을 떠올리며 귀여운 고양이를 만들었고,
짱구는, “짱구하면 흰둥이죠!” 하며 하얗고 순한 흰둥이를 완성했다.

같은 재료를 사용했지만, 아이들의 작품은 모두 달랐다. 그 다름 속에는 각자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서로의 다름을 바라보며

활동을 마치고 아이들은 말했다.

“같은 재료로 이렇게 다르게 만들 수 있다니 신기해요.”
“내가 몰랐던 장점을 찾아서 기분이 좋아요.”

오늘의 수업은
‘나를 이해하고, 친구를 존중하는 시간’이었다.
아이들의 눈빛 속에는 스스로를 믿는 힘, 그리고 서로를 향한 따뜻한 마음이 자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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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진행과정과 아이들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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