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로 만나는 감정이야기(가을)

가을, 마음이 익어가다

by 강민주



김밥으로 만나는 감사의 마음


오늘은 사계절로 만나는 마음 프로그램의 3회기, ‘가을’이었다.
가을은 마음이 천천히 익어가는 계절이듯,
오늘은 아이들과 ‘감사’라는 감정을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수업을 준비하며 재료를 한가득 챙겨 센터로 향하는 길,
가방 속에 들어 있는 김밥김, 햄, 오이, 지단, 치즈, 당근, 단무지…
하나하나 꺼내놓을 때마다 아이들의 얼굴이 떠올라 괜히 마음이 설렜다.
“오늘은 어떤 마음이 익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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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을 만들며 만나는 ‘나의 감사’


오늘의 활동은 김밥 만들기였다.
아이들의 작은 손이 장갑을 끼고 김 위에 재료를 올리고 돌돌 말기 시작했다.

김 한 장 위에 놓인 재료들은 모두 조금씩 달랐다.
누군가는 햄을 많이,
누군가는 당근만 골라 올리고,
누군가는 오이를 빼달라고 했다.

그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이야기했다.
“김밥 속 재료가 다르듯이, 우리 마음도 달라요.
각자 좋아하는 것도, 편한 것도 모두 다르죠.
그래서 더 재미있고, 그래서 서로에게 고마울 수 있어요.”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김밥을 만들었다.
그리고 완성된 김밥을 앞에 두고
‘감사 편지 쓰기’ 시간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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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써내려간 감사의 마음들


작은 손이 편지지 위에 진심을 적어나갔다.
그 순간만큼은 교실이 아주 고요하고 따뜻했다.

별칭 감사편지: “수고한 나에게 고맙다.” 색과 맛: 노랑 + 빨강, 달고 새콤한 맛

소라 감사편지: “토론 시간에 제 말을 잘 들어주셔서 고마워요, 선생님.” 색과 맛: 초록, 담백한 맛

수박 감사편지: “엄마, 저를 낳아줘서 고마워요.” 색과 맛: 노란색, 달콤한 맛

잉크 감사편지: “오늘 수업 안 하고 놀게 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색과 맛: 파란색, 아무 맛도 안 나는 느낌

귀여운 감사편지: “엄마가 잘 놀아줘서 고맙습니다.”

건강 감사편지: “친구가 게임 같이 해줘서 고마워.”

강지 감사편지: “선생님, 공부 잘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공룡 :감사편지: “엄마아빠, 저를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공부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감사한 사람을 떠올리며 색과 맛을 고르는 모습이 참 사랑스러웠다. 어떤 아이는 초록색을 선택하며 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말했고, 어떤 아이는 달콤한 노란색을 떠올리며 엄마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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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속에서 자라는 마음

마지막으로 완성된 김밥을 예쁘게 용기에 담았다. 한 줄 한 줄에 아이들의 마음이 담긴 것 같았다. 어떤 아이는 자신의 김밥 옆에 별명 스티커를 붙여가며

“이건 제 김밥이에요!” 하며 자랑스럽게 보여주기도 했다. 김밥을 자르는 순간, 단면에 드러난 색들도 마치 아이들의 마음처럼 다양하고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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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마음이 깊어지는 계절

김밥을 만들고, 편지를 쓰고, 서로의 색과 맛을 나누면서 아이들은 누군가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마음이 자신을 따뜻하게 하는 감정이라는 것을 조금씩 깨달은 것 같다.

가을은 열매가 익는 계절. 오늘, 아이들의 마음에도 작은 감사의 열매가 조용히 익어가고 있었다.


사계절로 만나는 마음 – 3회기 ‘가을, 마음이 익어가다’

아이들의 눈빛과 작은 손끝에서 감사의 감정이 노란 빛으로, 초록빛으로, 때로는 달콤한 맛으로 살포시 피어나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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