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표현예술치료:

오감이 마음을 열 때 일어나는 변화들

by 강민주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재료가 아니다.
향과 색, 온도와 질감, 손끝에서 느껴지는 작은 움직임까지—우리가 음식을 대할 때 일어나는 감각들은 뇌의 정서중추와 아주 깊은 연결을 맺고 있다. 그래서 나는 상담 현장에서 종종 “음식은 마음을 여는 가장 부드러운 ”이라고 표현하곤 한다.


푸드표현예술치료는 이러한 감각 기반 접근을 바탕으로 한다.
인간중심표현예술치료, 긍정심리학, 뇌과학적 원리를 통합해,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표현하도록 돕는 심리치료의 한 형태다. 간단한 재료, 간단한 조형활동이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정서의 움직임’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특히 손을 사용하는 활동은 전전두피질, 전측대상피질과 같은 정서조절 영역을 활성화한다. 이는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이다. 손끝에 집중하는 활동은 불안을 낮추고, 심리적 안정 상태를 촉진하며, 몰입(flow)을 유도한다. 몰입은 스트레스 감소와 자아통합 경험의 핵심이다.


푸드라는 매체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전함”이다.
심리상담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 특히 말로 감정을 표현하기 어려운 아동·청소년·성인들은 상담 장면에서 쉽게 긴장하거나 방어를 세운다. 하지만 음식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매체다. 익숙함은 안정감을 주고, 안정감은 마음의 문을 연다. 상담사가 의도적으로 압박하지 않아도, 손끝에서 차분하게 스스로의 감정을 표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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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담자들은 종종 말한다.
“선생님, 이걸 만들다 보니 제가 무슨 마음인지 알겠어요.”
“차갑다고 생각했던 마음이 이렇게 따뜻하게 생겼네요.”

말로 설명할 수 없던 감정이 색으로, 형태로, 배치로 드러난다.


이것이 바로 푸드표현예술치료가 가진 임상적 힘이다. 비언어적 상징이 언어보다 먼저 감정에 접근한다는 심리학의 기본 원리를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음식의 향과 맛은 해마와 편도체를 자극해 자연스러운 기억 회상을 불러온다.


내담자가 과거의 긍정적 경험을 떠올리면, 현재의 정서 상태를 안정시키는 데 중요한 정서 조절이 일어난다. 이런 과정은 우울감 완화와 회복탄력성 향상에도 큰 역할을 한다.


나는 푸드표현예술상담사로서 많은 장면을 보아왔다.
말없이 앉아 있던 아이가 작은 딸기 하나를 자르면서 마음을 털어놓는 순간,
늘 긴장하던 성인이 따뜻한 색감의 과일을 배열하며 자신의 불안의 근원을 이해하는 순간,
또 군에서 온 내담자들이 단순한 재료 배치를 통해 자부심과 회복감을 찾는 순간.

심리치료는 거창한 도구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오히려 작은 것, 익숙한 것, 안전한 것을 통해 마음은 열린다.
푸드표현예술치료는 바로 그 지점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이어주고 치유를 돕는다.

앞으로의 글에서 나는 이 치료기법이 가진 과학적 근거와 임상적 활용, 대상별 변화를 30개의 주제로 풀어낼 예정이다. 음식과 예술, 심리와 뇌과학이 만나는 지점에서 우리는 마음을 이해하는 또 다른 길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푸드표현예술치료#푸놀치#오감


도움 받은 곳

Damasio, A. (1994). Descartes' Error.

Malchiodi, C. A. (2015). Creative Interventions for Traumatized Children.

Csikszentmihalyi, M. (1990). Flow.

Rogers, C. (1961). On Becoming a Person.

van der Kolk, B. (2014). The Body Keeps the Sc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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