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끝자락, 말도 한 번 헤엄쳐볼까

손으로 만진 감정이, 계절을 건너는 말이 되기까지.

by 강민주

2월은 늘 짧습니다.
짧아서 더 빠르게 지나가고, 빠르게 지나가서 더 아쉬운 달입니다.


끝에 다다르면 우리는 잠시 멈춥니다.
이번 달을 어떻게 건너왔는지, 무엇을 붙잡았고 무엇을 놓쳤는지
마음속에서 조용히 헤아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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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2월은 결과보다 ‘태도’를 묻는 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나는 과일을 꺼내 작은 바다를 만들었습니다.
키위를 둥글게 썰어 거북이를 만들고, 딸기를 얹어 물고기를 띄웠습니다.
블루베리는 물속의 기포처럼 흩어두었습니다.


손이 먼저 움직이고 생각은 조금 늦게 따라옵니다.

푸드표현예술치료를 하다 보면 감정은 말보다 앞선다는 걸 자주 느낍니다.
재료를 만지고, 썰고, 놓는 동안 마음이 먼저 풀립니다.
정리하려 애쓰지 않아도 감정이 스스로 자리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야 말이 바뀝니다.

“아휴…” 하던 입술이
조금 멈칫하다가
“그래도 해보지 뭐.”로 방향을 틉니다.


“안 돼.”라고 닫히던 마음이
“어쩌면.”이라는 작은 틈을 남깁니다.


말은 생각보다 가볍지 않습니다.
우리가 무심코 던진 한 마디는 우리 안에서 오래 파문을 남깁니다.


나는 믿습니다.
내가 오늘 선택한 말이 다가올 3월의 공기를 조금은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거창한 다짐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단지 말의 결을 조금만 부드럽게 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계절은 달라 보입니다.

2월의 끝자락에서 우리 말도 한 번 헤엄쳐볼까요.


물속을 가르며 나아가는 거북이처럼 서두르지 않고,
그러나 분명한 방향으로.

다가올 3월이 당신의 말 위에서 먼저 빛나기를 바랍니다.




보라 강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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