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朔왕삭 작가 -딸애에게 보내는 편지

by 수호천사

1월 4일은 네 큰아빠 생일이야,. 너의 할머니는 내게 전화를 걸어 푸톈 묘지에 가서 큰아빠와 할아버지의 묘를 참배하자고 했어, 요 며칠 동안 네 할아버지의 생일, 기일, 그리고 청명절까지, 모두 우리 집의 중요한 날이 되었어.. 이 날이 되면 꽃을 사고 묘지에 가야 하고, 계산해 보면 상반기에 두세 달에 한번 정도로 팔대공공묘역으로 가야 하지. 처음에 네 큰 아빠와 할아버지가 공동으로 남긴 유언이 죽으면 유골도 남기지 않고 무덤도 마련하지 않겠다고 하셨는데, 지금 와서 보면 남기는 것이 맞는 것 같긴 해, 살아 있는 사람에게 갈 곳을 마련해 주지 않으면 네 할머니는 어디로 가겠니?


큰 무덤 위에는 이미 세심하게 묶은 흰 장미 두 다발이 있었어. 비석을 닦는 여직원은 오전에 누군가가 다녀갔다고 말하더구나, 그녀의 말을 듣고 보니, 아마 네 큰엄마 혹은 큰아빠의 전우 중 한 명일 거라고 추측했어. 나랑 할머니가 가져온 꽃도 흰 장미였어, 하지만 이미 놓인 장미에 비해 조금 못해 보였여. 네 할아버지의 묘에는 꽃이 없었어. 그는 말년에 친구가 없었으니까. 그의 무덤 뒤에 있던 원래의 복숭아나무도 베어져 있었고, 아마도 봄이 되면 이 공터에 새로운 묘지자리를 확장할 것 같아. 묘지를 살 때 사람들이 말했지. 묘지지역은 매우 춥다고 바람도 불어서, 군용 외투를 입고 잠시 걷고 나니 찬바람이 곳곳을 파고들어 오는구나. 특히 발밑에는 마치 헝겊신발을 신은 채 얼음을 걷는 것 같았어. 네 할머니와 나는 큰아빠와 할아버지 묘 앞에 각각 한동안씩 서서 꽃을 놓고 할머니께서 우리가 당신들을 보러 왔다고 중얼거리는 것을 들었어.. 마치 정해진 절차처럼 네 할머니가 코와 입을 막고 울음을 터뜨리고 한참 울고 난 후 때가 된 것 같아 보여 네 할머니에게 가자고 권했어. 매번 같은 과정이었고, 네 할머니는 항상 이 말뿐이었어, 내가 당신들을 볼러 왔어요. 항상 이 한마디만 했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인가 봐. 네 할머니는 한 마디라도 하실 수 있지만. 나는 한 마디도 할 수 없었고, 마음이 여러 겹의 이불 밑에 깔려 있는 것 같이 느껴져, 그 마음을 얼굴에 비추려 하면 마치 꾸미는 것처럼 느껴져. 이것도 제가 묘지나 병실 같은 곳에 가고 싶지 않은 이유야. 매번 갈 때마다 쩔쩔매고 돌아오면 혼자 앉아서 한참 동안 가쁜 숨을 몰아 쉬어야 했고, 마치 고원에 막 다녀온 것 같이 말이야.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할머니가 네게 세뱃돈을 주겠다고 하더라.. 아마 약간의 달러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고 나에게 천불이면 충분하냐고 물어서, 천불이면 충분하다고 말했어. 비록 너는 우리가 지루한 사람들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우린 네가 보고 싶어. 네가 이 집에 있어야만 집같이 느껴지고 모두가 할 일이 생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그래서 일찍이 네가 우리 집의 주심골이라고 말했지. 모든 인물 관계는 너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네가 없으면, 명절을 보내는 것도 두렵고 무서운 일이 된단다.


할머니 댁에서 나오는 내내 운전하면서 네 생각만 했어 어렸을 적 동그란 얼굴의 무던한 모습과 그때 우리 집에서 왁자지껄 떠들썩했던 네 어린 시절이 생각났어. 막 북쪽 4 환도로에 올라섰을 때, 앞에 있던 대형 트럭이 불을 켜지 않고 가장 안쪽으로 돌진했어. 차가 뒤집히지 않게 브레이크 밟으며 경적을 빵빵 울리며 트럭과 장벽 사이에 끼이기 직전 뚫고 지나갔지만, 차가 심하게 흔들리는 것을 느꼈단다. 차를 세우고 나니 대형 화물차 운전사가 뒤에서 내려서 내게 사과하더구나. 내려가서 차를 점검했지만, 긁힌 흔적을 보지 못했어.. 애써 진정하고 그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우리 둘 다 멀쩡해서 다행이다. 곧 설날이야. 운전 조심하슈" 다시 차를 몰고 길을 나서니 오른쪽이 보이지 않았고, 그제야 오른쪽 백미러가 아까 그쪽으로 쑥 들어간 것을 발견했어. 네 어머니는 항상 불안하게 운전하시지 마치 불도저를 운전하는 것 같이 말이야. 넌 네 엄마 차를 탈 때 반드시 네 엄마에게 차문을 잘 잠그고 안전벨트를 매라고 상기시켜주셔야 한다. 미국은 도로 상황이 좋고 차량 속도가 빠르니까. 니들이 매일 고속도로를 오르내릴 때마다 사고가 나면 큰일 나니까. 네 엄마는 내가 위선적이라고 하더구나 엄마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걱정인지 뭐가 걱정인지, 나도 변명할 수 없어, 두렵고 화살에 놀란 새 같은 마음인 것도 사실이야, 지금의 태평함이 마치 유리에 그려진 것 같이 느껴져, 너희 그쪽에서 조금만 부딪쳐 넘어져도 내 쪽은 산산조각이 날 것 같구나. 네가 또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내가 아직도 이기적이라고 말하겠지.


내가 자사 하다는 것을 나도 인정해. 공교롭게도 너에게 들켰지만 말이야. 다만 너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네가 바로 나의 그 “사”야 , 나는 자사하고 이기적인 생각을 할 때도 너를 포함시키게 되는구나. 비록 너는 절대 동의하지 않겠지. 거울을 보면 알게 될 거야 왜 나와 이리도 닮았는지, 너를 보기만 하면 나는 미쳐가는 느낌이야. 너희 어머니도 말씀하셨어,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고. 그 당시 네 엄마가 너를 임신했을 때, 나는 너를 낳는 것을 반대했어. 너를 낳으면 끝이라는 걸 알았어. 그때 두려웠던 것은 내심의 따뜻한 감정이었는데, 이런 마술일 줄을 생각 못했어. 자신이 자신을 보면서 영원히 안심할 수 없게 되는 일.


며칠 전에 너랑 인터넷에서 채팅했을 때, 너의 그 한마디가 정말 제 마음에 상처를 주었어. 넌 아마 무심코 한 말일 거야, 네가 나에게 “당신의 딸이 되다니 정말 재수가 없어”라고 말했던 것. 기억하니, 너는 온라인에 뜨자마자 매우 격렬하게, 왜 며칠 동안 소식이 없었냐고 물었지. 한 마디에 자사 하다 한 마디에 백치 같다. 내가 왜 욕을 하냐고 묻자, 넌 나한테서 배운 거라고 하면서 왜 “로우 하오” 같은 친구가 없냐고 따져 물었잖아. 내가 너에게 분노의 천사가 되지 말라 했고 내 딸로 태어나서 뭐 다른 사람들에게 푸대접받은 게 있냐고 따지니. 넌 또 그건 아니라고 했었지. 다른 사람과 상관없는 일이라면, 내가 너에게 뭘 잘못한 것이 있다고 생각하냐고 따졌지. 너는 네 느낀 감정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 내가 네가 만족하는 아빠는 못되어도 적어도 언론자유가 있는 아빠는 될 수 있는 거잖아. 나로 인해 슬프다고 해도 용서해 주길 바라, 필경 자기 딸한테 이런 말을 듣는 게 영광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여태껏 나는 네 엄마만 그렇게 나를 말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었어. 나 스스로는 너를 그 누구보다 잘해줬고 너를 진귀한 보물같이 보아왔고 너를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다고 상상하고 그로 인해 종종 나 자신에게 감동받은 나인데 말이야. 물론 예상은 하고 있었지 너는 내가 너를 생각하듯이 그렇지는 않을 거라고 다만 거리가 이렇게 클 줄은 생각 못했어. 제일 가슴을 찌르는 건 네 말이 맞아 , 내가 너를 사랑한다 말은 하지만 사실 제일 기본적인 것도 해줄 수 없었다는 것을 , 너랑 함께 생활하는 것. 평범한 한 딸애가 좋은 아빠에 대한 요구가 사실 아주 낮다고 생각해. 아빠가 자기랑 같이 살아주는 것 이것이겠지, 이 한 가지 조건을 만족 못 시켜준 내가 무슨 말을 더 한다면 그건 모두 허위겠지. 네 엄마가 말한 적 있지 내가 네 성장과정에서 함께 했어야 할 순간들을 놓쳤다고. 과거에는 그 말에 대해서 그다지 체감이 가지 않았어. 다만 이 말이 매일 나를 두들겨 패고 있어. 네 엄마가 그 말을 한 것은 두 가지 뜻이 있음을 느낄 수 있어. 하나는 너를 대신하여 불만을 토로하는 것 다른 하나는 내가 인생에서 뭐가 중한지 모른다고 질책한 것인 줄 알아. 오직 네 엄마만 한마디 말로 정리가능했던 거야. 우리 둘의 불가분을 한쪽이 결여하면 두 사람 모두 완전할 수 없음을... 입으로만 너를 제일 사랑한다고 말하고 실제로는 첨부터 너의 인생을 쪼각달처럼 만든 것도 나니까. 네가 “재수 없다”라고 말해도 지나친 것은 없어.

너는 혹시 너의 아버지가 내가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지 그렇게 희망한 적 있는지 나는 알 수 없지만 나는 어린 시절 그런 생각을 했었단다. 그때 나는 이런 생각을 했었지, 장래에 내가 애가 생기면 애가 절대 그런 생각 들지 않도록 해야 하지 하는 다짐을 했었지. 다들 그러지 부모가 되어봐야 부모의 어려움을 알게 된다고... 네가 생기고 나서야 알게 된 게 하나 있어, 아이가 더 힘들고 선택의 여지조차 없다는 것을... 오랜 옛날 네 할아버지와 싸울 때 이렇게 대든 적 있었어. 천하에 그 어떤 아이도 스스로 원해서 낳아달라고 원해서 태어난 아이는 없다고.. 너를 생각하면 더욱더 이 말의 진실성과 분량을 절실히 느끼게 돼. 너는 마치 맑고 깨끗한 거울같이 내 원형을 곳곳이 비춰내고 있어. 다른 사람들과 함께라면 나는 항상 서로의 장단점을 보면서 서로 숨을 곳을 찾을 수 있었어. 너의 눈동자를 보면 네 얼굴에 함박웃음이 피어 있어도 난 자꾸 시도 때도 없이 부끄러워지곤 했어. 네가 아직 젖먹이였을 시절 네가 한번 웃기만 해도 마치 태양이 뜨기라도 한 듯이 온 집안이 밝아지는 것을 느꼈지. 그때 제일 기쁜 일은 네 얼굴에 대고 부비부비 한바탕 뽀뽀하는 것이었어, 왜냐면 이후에 크면 이렇게 뽀뽀할 수 없으니까. 널 안고 있을 때에도 이런 생각이 들었어, 언젠가 안을 수 없게 되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 제일 마지막으로 니들을 떠날 때 네 에미는 울면서 너의 이름을 불렀었지. 너는 대답하지 않고 조용히 자신의 방에 앉아 울었었지. 제내가 네 방에 들어갔을 때, 넌 고개를 들어 나를 한번 올려다보았었지. 너의 키는 이미 다 큰 아가씨였지만, 그 눈에는 아이의 두려움이 가득 차 있었어. 나는 내 감수를 말할 면목이 없어, 그렇게 나는 끝내 떠났어, 그날부터 나는 더 이상 사랑한다 말할 용기가 없었고, 미안하다는 말도 입을 열지 못했습니다, 인간으로서 나는 스스로에게 완전히 부정당했어. 네가 나를 바라보던 그 순간부터, 나는 스스로의 웃을 권리도, 울 권리도 박탈하기로 결심했어..


가정 파탄을 경험한 많은 사람들은 아이는 크면 모두 이해할 것이라고 말하지. 나도 믿어. 네가 장래에 인간성의 어둠을 충분히 관찰한 후에 너의 맘속에 연민의 감정이 생겨 너를 다치게 한 사람들을 관대하게 대할 것이라고 조금도 의심치 않아. 그것은 너의 성장이고, 너의 완전함을 향한 과정이야. 넌 몸을 덮고 있는 어떤 음영도 쫓아낼 수 있을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여전히 음영일 거야 어둠 속에서 빚진 것은 여전히 어둠 속에 머물러 있을 거야. 네가 천사 같다 해도 그것을 광명으로 바꿀 수는 없을 거야. 이해의 힘도 한계가 있어. 선량함에서 나온 것은 선량함에 머물 것이야.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의 이해로 결벽해지는 기적은 없을 거야. 참회가 시간을 다시 돌릴 수 없는 것과 같이 나같이 이기적인 사람에게 있어서는 위안의 효과조차 없어.


이기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신 속에 혼자 남아 이 세계와 단절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 세상에 책임을 지지 않고 이 세상이 자신에게 책임을 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해. 이기심도 규칙을 지켜야 해, 권리와 의무의 대등함을 인정해야 하며 남에게 의지하거나 책임을 전가하지 말아야 하는 등 기본 품성을 요구받아., 기쁜 일이나 성취감 등을 친한 사람 하게 공유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나쁜 일이나 실패는 반드시 조용히 스스로 일어나거나 스스로 홀로 실패에 누워 평생 그러고 있어야 해. 다른 사람에게 끌려서 일어나 다시 이 손으로 무릎을 안고 울면 더욱더 사람들로부터 진짜 이기적인 사람으로 경멸받게 돼. 소인배가 되었으면 용감하게 소인배가 되는 것, 이것이 내가 네 앞에서 유일하게 간직할 수 있는 마지막 명예감인 것 같구나..


내가 이기적인 선택을 한 것은 나 자신의 비열함과 연약함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인한 거야. 큰소리치고 그것을 이행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아예 책임을 지지 않는 쪽을 선택한 것이고 구차함을 선택한 것이야. 너 외에는 줄곧 잘해왔고 다른 사람의 도움도 많이 받았지만, 항상 핑계를 대며 베푸는데 인색했어, 경제학 개념을 그대로 인용하여 쓴다면 이기심을 '보이지 않는 손'으로 보는 것이 하나의 이론기초였어. 이 이론이 너에게는 성립되지 않았어. 너는 아이였고 나로 인해 태어났기 때문이야. 이것은 거래가 아니라 일방적인 행위였어. 오직 너에게 있어서만 나의 이기적인 법칙은 수명을 다했어.


만약 내가 너에게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공짜로 얻은 것이 아니야. 넌 태어나면서부터 주기 시작했으며, 네가 나에게 가져다준 기쁨은 내가 과거에 무진 애를 써도 얻은 적이 없는 차원의 것이었어. 나는 사람들에게 말한 적 있어. 아이를 낳는 것이 이렇게 재미있을 줄은 몰랐다고. 그에 비해 너를 부양하는데 쓴 돈은 보잘것없어, 그러니 우리 둘 사이에 계산해야 할 장부가 있다면 첨부터 내가 갚을 수 없을 만큼 빚졌다는 것을 인정해..


만약 네가 나를 경멸한다면,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할 수 없을 같아.. 이 세상에서 아마도 너만이 나도록 스스로를 경멸하게 만들 수 있을 거야. 그래서 나는 너보다 간절히 나 스스로를 경멸할 이유가 필요해. 나의 유일한 두려움은 네가 나를 경솔히 용서하여 동시에 나에게 자신을 용서할 구실을 주는 거야..


너랑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더욱더 전할말이 있다고 느껴지는구나, 아주 어렸을 때부터 생각했었지, 네가 조금 더 크면 조금만 더 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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