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모기에게 몇 곳을 물렸다.
미물인 모기들조차 진화한다.
낮엔 에어컨 뒤에 숨어
죽은 듯 지내다가
인내심 있게 자정이 지나
단잠에 빠진 후에야 공격해
피를 빨아먹는다.
앵앵거리는 모기 소리조차
듣지도 못하고 꿈속에서 작업당했다.
가히 전문킬러급이라 할 수 있다.
며칠 전 욕실에서 모기 한 마리를 겨우 잡았다.
첫 손뼉엔 허탕을 쳤다.
뇌조차 있을까 싶은 모기가
필사적으로 무규칙적으로
필사적으로 좌우상하
전속력으로 날뛰다가
결국엔 내 손뼉에 최후를 맞았다.
최후를 맞으며 동료들에게
어떤 시그널을 보낸 것일까.
고얀 모기들이 낮엔 잠복해 있다가
깊은 꿈 속에 든 후에야 공격한다.
미물이든 인간이든
생존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느꼈다.
몸보시를 했다 치자.
살면서 가끔 그럴 때도 있는 것이지.
모든 피해에 일일이 찾아 복수하기엔
삶이 너무 짧다고
가끔은 망각이 용서가 필요한 것 같다고
원수를 위한 용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 너의 죄를 사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