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투성이 하루에서 얻게 된 작은 깨달음.

by 수호천사

항주에서 6시간 반 거리의 여행지에 고속철 여행을

떠났다.


핸드폰 앱에 뜨는 좌석표를

자세히 살피지 않고

8번 열차 02F를

2번 열차 02F로 착각하고

4번 열차로부터 통과하여

2번으로 쭉 걸어갔었다.

3번 열차는 특등석

2번 열차는 1등석이었다.

그제사 내가 착각했음을 자각했다


연속 이틀 제대로 잠들지 못한 탓인 걸까.

아침 일찍 아침밥도 먹지 않고 떠난 탓일까.


덕분에 또 새로운 풍경을 보고

새로운 생각을 떠 올렸다.

1등석은 의자 색상이

빨간색이다. 그리고 양쪽으로

의자가 2개씩 배열되어 있어서

널찍한 공간을 누리면서 갈 수 있다.

다시

8번 열차로 향하면서 걷다 보니

3번 열차가

특등석 열차임을 발견했다.

이쪽은 한 줄에 세 개씩 의자가 놓여 있다.

비행기

특등석 의자가 한 줄에 두 개 한 개씩

배열되어 있다.


일등석 특등석은 밀도가 적다 보니

조용하고 이상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

반면 5번 열차부터 2등석 열차에 들어서면서부터 체취 음식물 냄새 등등 냄새와

함께 핸드폰 벨소리 핸드폰 동영상 소리

전화받는 소리 온갖 소리가 들려온다.


특등석은 40만 원 가까이

일등석은 한화로 20만 원 가까이

2등석과 무 좌석 티켓은 11만 원 정도 한다.



어느

나라든

지불하는 금액만큼의 서비스를 받는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무좌석은 왜 2등석과 똑같은 금액을 받는 것일까 하는 생각과 함께

몇 해 전 온주로 행하던 고속철 사고가

기억난다.

그날 온주로 기차 여행을 가려고 했다가

시내에서 친구 두 명이랑 과음하면서

기차 시간을 놓친 터라

그날 그 사고는 평생 잊히지 않는다.

사고 난 차량이 우리가 사려고 했었던 열차는 아니었으나 비슷한 시간대였다.

이튿날 호텔에서 채 깨지 못한 술에

티브이를 켜보니 온통 고속철 사고 뉴스였다.


가끔 살면서 하는 실수가 때론

생사를 갈라놓는 것을 가끔 볼 수가 있다.

실수로

비행기를 놓쳤는데 그 비행기가 사고 난 사건이라 든 지


이 세상은 무상과 비상이 무규칙적으로

교차하는 매트릭스 같다는 생각이 가끔 들고는 한다


그날 특등석에 앉은 고객이든

일등석이든 수많은 이들이 한순간에

생사를 달리 했다.


더 이상 최선의 선택에 집착하지 않으련다.

살아 숨 쉬고 있는 것만으로 기적임을

절실히

느끼고 있으니까.

생사를

가르는 그런 사고도 두세 번이나 실제로

경험을 해 봤으니까.


그런 사고를 거쳐 생사여일의 경지에

이르렀으니까.


이쪽 여행을 잘 마치고

새로운 여행길에 잘 들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더 이상 그 어떤 인연

사건 사고에 집착 연연하지 않게 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들에 대한

선과 악에 대한 판단 척도는 더욱더

분명해졌다.

아무리 간절해도 조급하게는 가지 않으련다.


아무리 잘난 사람들과의 동행이라

할지라도

내 속도에 맞지 않는 다면

내 결에 맞지 않는 다면

나는

나만의 길을 가련다.


좀 더 느리게

갈지라도

좀 더 덜 소유하게 될지라도


나만의 꿈을 향해 가보리라


외롭더라도

그것만이 온전한 내 삶이고

좁더라도 가야 할 길이니까.

그 길 끝에서만 그곳에 도착할 수 있으니까.

그 어떤 누구도 언젠간 이별해야 하는 날이

오니까.

어떤 이는

조금

빨리

이별이 찾아올 뿐이니까.

그 무엇을 잃더라도

자신을 잃지 말아야 함을 알게

되었으니까.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도

많은 자원을 가진 사람이라 할지라도

나랑 결이 다르고 길이 다르다면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이

가장 소모를 줄이는 선택임을 잘 알게

되었으니까.

자신을 존중 사랑할 줄 아는 사람만이

사랑과 존중을 받을 자격이 있음을

잘 알게 되었으니까.


실수 투성이 내 인생이

내 하루하루가 누군가에게

작은 깨달음 줄 수 있다면

나는 여전히 내 실수 투성이 삶을 살련다.

아니 깨달음을 주든 말든

난 내 길을 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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