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다.
꿈에 뫼비우스의 길을 보았다.
아니 걸었다.
내 옆으론 여러개의 내가 나랑 동행했다.
흔들리는 뫼비우스의 길에서도
단합하여 용케 잘 헤쳐내 나아가고 있는 모습들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녹색비단 같이 느껴지는
폭이 보이는 길이였다.
넘실넘실 파도처럼 출렁이였다.
바보같이 순수한 표정의 얼굴
사뭇 진지한 얼굴을 한 내 모습
능글스런 얼굴을 한 내 모습
웬지 원한 가득한 내 모습
포악한 얼굴을 한 내 모습
근심걱정 사라진 내 모습
야차같은 내 모습
부처님 닮은 내 모습
모두 누세누적의 내 모습들이
함께 어울려 금세의 나를 이루고 있음을
다시한번 느낀다.
그때 그때
필요한 얼굴을 필요한 이들에게
보이면 된다.
이번생에서는 더이상 업을 짓는 일은
없을거란 예감이 든다.
그 예감을 확신으로 바꾸고자
또다시 전생에 내가 머물었을 것 같은
그곳에 가고 있다.
과거와 현재 미래 모두 하나인 것을
시간은 흐르지도 머물지도 않는
그런 존재 자체인 것을
그럼에도 그 속에서 깨우치고
보시할수 있는 것 만으로도
황홀한 지경에 다다를수 있음을
알게 된것 만으로도
육도윤회중 사파세계에 오게 된 것만으로도
참으로 감사할 일이다.
모든 시련과 악연조차도 고맙게 느껴지는
하루다.
그로 인해 새로운 경지에 이르고
눈을 뜨게 되었으니까.
뭐를 할수 있고
뭐를 하지 말아야 할지를 알게 되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