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 독서취미 향유
서로의 견해를 공유하고 확장하는 장
나이, 전공, 직업으로 정한 사회 속에선 내 존재가 작게 느껴지고 이상하리만큼 붕 뜬 느낌을 받는다, 마치 미운오리새끼처럼. 인생은 혼자야,라고 하기엔 인간은 외로움이란 감정과 인정욕구를 가지고 있다. 관계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안정되고 결이 맞는 사람, 관계를 갈망한다. 충족되지 않은 관계는 더 고립되게 만들고 자아자체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우리가 쉽게 연결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취미를 향유하는 것이다. 취미를 함께한다는 것은 이 세계 속에 곧게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준다. 미운오리새끼처럼 내가 이상한 사람이라고 느껴지지 않고, 비슷한 행위를 해왔던 사람들이 모여 인정하고 인정받는 기분은 연결감을 고양시킨다.
특히 독서를 취미로 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연결을 좋아한다. 독서란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과정이며 그 과정 속에 스며들어 내면을 깊이 탐구하는 행위이다. 짧은 호흡으로 긴박한 전개를 이어나가든, 긴 호흡 속 수려한 문장에 매혹되든, 지식과 경험을 탐구하든, 오로지 책과 나만의 공간에 고립된다. 어쩌면 어떤 취미보다 고리타분하고 고독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고리타분하고 내면의 깊이를 주는 취미가 유대를 이끌 수 있을까.
하나의 책엔 무수한 독자들이 있다. 무수한 독자들은 가지각색의 경험이 기반이 된 생각을 가지고 책을 소화한다. 독서의 연결망은 다양한 생각들이다. 상호존중이 전제된 토론은 시야를 넓히는 과정이자 서로를 인정해 주는 욕구충족의 과정이다.
책을 읽고 싶지만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친구의 고민에 고심하다 얻은 나의 결론은 이렇다. 우리는 책을 왜 읽는가. 독서를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가. 1) 좋은 책을 고르는 눈을 기르고 싶어서 2) 교양을 쌓기 위해 3) 다양한 사람들과 유의미한 이야기를 통해 견해를 넓히고 싶어서. 1, 2번의 목표는 혼자 인내의 시간을 걸치거나 유명한 애독가의 추천을 받을 수 있다. 나는 3번까지 확장하고 싶다. 단순 책을 소개하는 것이 아닌 같이 책을 읽고 싶다. 질문들을 통해 현재 자신의 상황을 점검하고 공유해 보는 연대의 장으로 기능했으면 좋겠다.
체계가 다른 3개의 독서모임을 통해 나의 생각을 전달하고 나와 다른 생각들을 듣는 법을 배웠다. 처음엔 내 생각이 너무 터무니없는 것은 아닌가, 다른 사람과 의견이 다를 때 분열이 생기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과 불안이 앞섰다. 그러나 우리가 매체에서 보는 것보다, 타인의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다정함과 관대함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비난과 혐오가 세상을 점령한 것 같다가도, 조그마한 다정과 관대에 한없이 약해지기도 한다. 이곳에 서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넉넉한 마음씨를 품을 수 있는 다정과 관대가 난무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