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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림보 Dec 04. 2023

새 메일

[새 메일 : 늦게 답장해서 미안하다 - ㅇㅇㅇ]


 두근거렸다. 7년 만이었다. 


 답장은 기대하지 않고서 연락이 끊긴 친구에게 메일을 남겼었다. 그냥 잘 지내기만 해달라고. 

 제목만 계속 뚫어져라 쳐다봤다. 무슨 내용이 담겨있을까.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 근황? 아니면 더 이상 귀찮게 연락하지 말라는 한마디? 솔직히 도용당해 장난 메일이라도 온 건가 싶기도 했다.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주변정리를 하고서 책상에 앉아 살며시 글을 눌렀다. 다행스럽게도 장문의 글이었다. 마지막에 연락해 달라는 말이 함께 남겨져 있었다. 내용이야 어떻든 간에 감사했다. 이렇게 연락해 줬다는 거, 그리고 어쨌든 살고 있다는 것에. 실은 저 세상 사람은 아닐까 하는 말도 안 되는 망상까지 했었으니까.


 당장에 전화를 하고 싶었지만, 생각 정리를 해야 했었다. 요동치는 감정도 문제였고 친구의 사정이 썩 좋아 보이지 만은 않았기에 조심스러웠다. 내일쯤 해볼까 싶다. 어제 본 사이처럼 연락하면 좋겠다. 부담 없이.


고맙다, 친구야.






#글로성장연구소 #별별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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