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窓)과 구절산

동생의 빨간 열손가락

by 하얀 나비
캐나다 집근처 산책로 입니다



안방 창틀 너머


활짝 열린 대문을 지나면


멀리 구절산이 눈 안으로 들어왔다



여름밤


절 하나 없는 깊은 산속에서


두 개의 작은 불빛이


깜빡이다 사라지곤 했다



사람들은 그것을


호랑이의 눈빛이라 말했다


칠흑 같은 밤길을


누구도 올랐을 리 없건만


그 빛은 소리 없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겨울날


아기였던 동생은


방에 혼자 남아


작은 유리 박힌 그 문가에 서서


온종일 밖을 내다보았다



문 창호지 한 장이


모진 추위를 얼마나 막아주었으랴



동생의 열 손가락 끝엔


빨갛게, 익은 열매처럼


동상이 맺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