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의 빨간 열손가락
안방 창틀 너머
활짝 열린 대문을 지나면
멀리 구절산이 눈 안으로 들어왔다
여름밤
절 하나 없는 깊은 산속에서
두 개의 작은 불빛이
깜빡이다 사라지곤 했다
사람들은 그것을
호랑이의 눈빛이라 말했다
칠흑 같은 밤길을
누구도 올랐을 리 없건만
그 빛은 소리 없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겨울날
아기였던 동생은
방에 혼자 남아
작은 유리 박힌 그 문가에 서서
온종일 밖을 내다보았다
문 창호지 한 장이
모진 추위를 얼마나 막아주었으랴
동생의 열 손가락 끝엔
빨갛게, 익은 열매처럼
동상이 맺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