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의 군기

연두를 위한 예비군

by 하얀 나비
산책길 마주한 돌이끼

청명한 아침

웬일로 비도 안 오고

안개가 옅게 깔려있다


뒤뜰에 나가보니

겨울보다 쌀쌀해져

다시 들어와

옷을 껴입는다


봄처녀가 나타나기 전

겨우내 흐트러진 군기를

바짝 잡으려나 보다


부르지 않아도 올 봄이지만

거저 얻는 계절은 없기에

긴장을 늦추지 마라

꽃샘추위 끝에

고독한 침묵이 흐르고


얼어붙은 땅 밑

치열한 사투를 견딘 자만이

가장 뜨거운 꽃잎을 띄우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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