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니에 찻집

지금도 마로니에(Marronnier)는 피고 있겠지.

by 하얀 나비


지금도 마로니에는
하얀 꽃 피고 있겠지.

젊은 날
씁쓰름한 맛의
커피향기를 처음 맡던 곳

기나 긴
기다림 조차 축제처럼 느껴지고

만남이 설레었던 청춘

문쪽으로 향한 시선 감춰보지만

문이 열릴때마다 수없이 그려지던
그리운 얼굴

모든 게 아름다워 보이던 시절
꽃잎처럼 흩어진 친구들은

모두 어디서 무얼 할까?

어느새 우리 나이가
석양에 머무는데

어느 하늘아래 고요히 숨죽이며
다른 시간, 같은 석양을

무슨 생각에 잠겨
바라보고 있으려나


프랑스 파리 몽마르뜨 언덕,

샹젤리제 거리의 가로수로 자리해

하얀 꽃이 피는 나무


"마로니에"

먼 훗날

마로니에에서 만나자는

헛된 약속 안 하기를 잘했다.

그러나 마음속 찻집 이름

"마로니에"에서 누군가는 지금도

진한 커피 향기 속에서


문쪽으로 향한 시선을 차마

거두지 못하고 약속도 하지않아

오지도 않을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눈부시게 하얀 마로니에 꽃을

가슴 깊이
피우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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