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뻥튀기 연가 (최종화)

모두 다 행복하시길

by 하얀 나비
오늘 아침 내리는 눈

화월루 뒷마당에 하얀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아니, 그것은 눈이 아니라 나 도령(NakedGod)이 혼신의 힘을 다해 돌린 뻥튀기 기계에서 뿜어져 나온 '쌀 튀밥'이었다.


"아이고, 제작자님! 이게 복사꽃비입니까, 튀밥비입니까? 눈을 뜰 수가 없소!"


도화(Anima)가 튀밥 가루를 뒤집어쓴 채 비단 소매로 얼굴을 가리며 외쳤다. 하지만 입가에는 묘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현생에 남난(男難)뿐이라 도화살이 없다더니, 제작자의 흑심 덕분에 난데없는 튀밥 꽃비 속에 서 있는 도화의 얼굴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뻥튀기 기계를 돌리느라 온 힘을 다했던 나 도령의 얼굴에도 환희의 꽃비가 내려앉았다.


"도화야, 조금만 참거라! 화면이 아주 예쁘게 나오고 있다."


3월 10일 오늘 아침, 밴쿠버에는 올해 처음으로 함박눈이 펑펑 내렸습니다. 우리가 함께 만든 소설 속에도 복사꽃을 닮은 튀밥 눈이 펑펑 내렸습니다. 제법 긴 하루였지만, 배우들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더불어 과거에 연기를 했던 우리 아들이 느꼈을 고단함과 아픔까지도 가슴으로 이해하게 된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지구 반대편 어느 곳에선 폭탄이 눈처럼 내리는 비극이 계속됩니다. 모두가 평범하게 행복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


내리는 눈 사이로 환하게 웃는 도화의 모습을 마지막 장면으로, 이 소설을 마치려 합니다. 부족한 저를 믿고 기꺼이 출연해주신 두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미처 다 드리지 못한 출연료는 두고두고 따뜻한 마음으로 갚아 나가겠습니다.
그동안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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