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을 기록하는 일은 생각보다
고통스러웠습니다.
하지만 그 고통이,
내게는 필요하다는 것도 함께 알게 되었습니다.
이 글들은 누군가를 원망하거나,
그 시절의 결핍을 세상에 고발하기 위해 써 내려간 것이 아닙니다.
다만 지금의 내가 어디서 왔는지,
그때의 차가웠던 공기가 어떻게 오늘의 나를 버티게 하는 숨이 되었는지를
확인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가게 아저씨의 매서운 총채질 소리에 등짝이 따가웠던 아이는,
이제 외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마음이 허기진 밤이면,
나는 여전히 그 시절의 단칸방을 떠올립니다.
그건 과거로 돌아가 부자가 되고 싶어서가 아닙니다.
울고 있던 어린 언니와 겁에 질린 동생,
그리고 서러웠던 나를 이제는 내가 품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난은 늘 우리 집에 머물렀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서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거짓말을 했고,
맛없는 양파라면을 헹궈 먹으며 함께 버텼습니다.
그 기억들이 오늘의 나를 지탱하는
가장 단단한 바닥이 되었음을,
이제야 고백합니다.
이제 그 시절의 단칸방 문을 닫으려 합니다.
문틈 사이로 새어 나오던 울음은
더 이상 나를 붙잡지 않습니다.
대신, 조용히 등을 밀어주는 힘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글을
함께 건너와 주신 분들께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단칸방에서
가져온 작은 힘으로,
오늘을 조금 덜 차갑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비겁하게도 '달빛 아래서 자란 아이'연재는 여기서 잠시 멈추려 합니다.
아직은 유년의 단칸방 문을 열고 그 안의 공기를 낱낱이 기록하기에 제 마음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그 뒤의 이야기, 그 시절 그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났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나중에라도 생긴다면, 그때는 제가 조금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다시 연재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그날의 냉기를 잊지 않으면서도, 지금의 온기를 잃지 않는 어른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