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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 마음아 Sep 02. 2024

1분 글쓰기, 1g 글쓰기

처음부터 글쓰는 일이 쉽지 않았다. 매일 남의 욕만 써놓기 바빴고 신세한탄에 감정 섞인 뇌피셜만 잔뜩 써놓은 글들이 다수였다. 세상이 나를 몰라준다느니 왜 내게 그랬냐느니, 문제만 터지면 나는 잘했는데 네가 못해서라며 나의 정당성만 주장한 글이 다수였다. 그렇게 오래 글을 쓰다 보니 발전이 없었다.  3년쯤 글을 쓰다가 어느 날은 내가 쓴 글들을 다시 꺼내 읽어보기 시작했다. 참 가관이었다. 못나도 이런 못난이가 없었다. 지나고 보면 별일도 아닌 것을 상당히 민감하게 적어 놓은 것들이 다수였고 더러는 그런 마음을 내면서도 부끄럽다는 생각도 없었던 것에서 눈뜨고는 볼 수 없는 못난 나와 마주하게 되었다.


그러다 다른 사람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건너왔을까가 궁금해졌다. 사람이 옹졸하다 보니 별일 아닌 것에 화를 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때 내가 읽고 있는 책들을 봐도 알 수 있듯이 네가 잘못하고 있잖아가 아닌 넌 괜찮아! 잘했어! 등의 위로를 해주는 책들을 읽으며 내 못난 모습을 스스로 자위하듯 회피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조금 글 다운 글이 시작된 것은 내속의 모든 오물들을 내가 인식하고 바라본 뒤였다.


일기장을 전부 삭제해 버렸다. 볼 가치가 없는 듯했고 사실 부끄러워 더 이상 바라보고 있을 수 없었다.

그때부터 반대의 글을 적기 시작했다. 어떻게 해야 이 문제를 다시 잘 풀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 내가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 보지 못한 부분을 이해하려는 고민, 그렇게 타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글들을 적어내려 갔다.  내 삶에서 오직 나밖에 모르던 내가, 그 고집 센 내가, 타인의 말을 들으려고 애를 쓰기 시작했다.  커가면서 타인보다 나를 우선시했던 건 나밖에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세상 믿을 사람 하나 없다는 생각에 애초에 모든 선택과 책임이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마음이 굳은 신념으로 자리 잡은 뒤로 귀도 눈도 막아버렸다. 전부 다 듣기 싫고 보기 싫다는 생각을 하며 살았다. 하지만 그렇게 되자 많은 사라들과의 다툼은 더해갔다. 처음부터 잘 못 끼운 단추였기 때문에 비틀어질 수밖에 없는 삶이었다.


다시 시작된 글은 한 줄 쓰기도 어려웠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글, 진정성이 있는 글들은 늘 막무가내로 살아온 나에게는 무척 힘들고 어려운 산이었다. 또 나를 읽지 않고 책을 읽어 나가는 경우 더 에고가 짙어져서 독한 글이 나오기도 했다. 내가 잘 알아서! 내가 너보다 더 알거든! 이란 마인드로 글에서 힘이 잔뜩 들어가게 되니 읽는 이들도 독해지고 왜곡되어 비치기 때문에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없는 글이 되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은 1분만 글을 써보기였다. 단 한 줄을 쓰더래도 좋은 글을 적어보기로 한 것이다.

긍정적이고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는 편안한 글! 필사여도 좋고, 오늘의 긍정글에 대하여도 좋았다.

그러자 마음이 편해졌다. 단 1분만 쓰면 되니까!

그 1분 동안 내가 쉬면 되니까! 그렇게 시작한 글은 오히려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글에 힘이 빠지니 사람들의 호흥도 좋아지기 시작했다. 함께 고민해 주고 응원하며 각자의 길에서 녹아든 경험들을 공유해 주는 일까지 생겨난 것이다.  변화의 첫걸음이었다. 잔뜩 들어간 힘이 빠지고 허세와 권위가 빠지자 글이 술술 풀렸다.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그러자 1분이 2분, 5분, 10분으로 늘어났다. 문장도 길어지고,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글들이 써지기 시작했다.

무거웠던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무엇을 보든 나의 발전과 우리의 발전에 대한 글들을 먼저 고민하고 선택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 1g 글쓰기로 바뀌게 되었다. 마음의 변화가 이끌어 낸 글이 지금의 1g 글쓰기다.

빠르고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우리들의 삶을 응원하고자 시작되는 1g 글쓰기가 적잖은 위로가 되어주길 바랄 뿐이다.


나는 오늘도 가벼운 마음으로 삶에 대한 편지를 쓴다.

항상 건강하기를, 행복하기르 바라는 마음을 담아... 건너온 이야기들을 잠시 풀어놓는 것이 전부일 것이다.

당신도 잘 지내기를 바라는 고작 1g 정도의 안부일 것이다.

힘든 순간이 오면 이 작은 마음도 기억해 주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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