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은 힘들어

뉴질랜드로 떠난 아이들

by 이유나





어제, 둘째 아이마저 떠났다. 뉴질랜드로.

여름방학을 맞아 한국에 들어왔던 오빠랑 함께 사이좋게(?) 떠났다. 그리고 좀 전에 들은 바로는 둘 다 제 가야 할 곳에 무사히 잘 도착했단다. 큰 애는 학교 기숙사, 둘째는 홈스테이. 무려 8개월 된 아기가 있는 가정이다.







아이가 방에서 찍어 보내준 바깥 풍경이다. 평화롭고 깨끗하고 좋구나. 그나저나 잠시 영통 하면서 딸이 방을 보여주는데 얼씨구? 고새 제법 정리를 깔끔하게 해 놨다. 옷장이며 서랍, 책상까지. 아니 이거 같은 사람 맞아? 이렇게 정리하실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단 말이지. 약간의 배신감마저 들지만 엄마들은 언제나 약자지 뭐. 기특하다 기특해!

딸은 아직 교복도 구입 못했지만 일단 내일부터 바로 학교에 나간단다. 3일 동안 유학생들만의 액티비티가 있다는데 또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나도 아주 궁금하다. 학교 다녀와서 조잘조잘 이야기해 줄 그 시간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카톡에 영통에. 수시로 연락이 가능하니 생각만큼 헤어짐이 힘들진 않지만 문득 텅 빈 집, 아이가 주로 있었던 공간들이 눈에 들어올 때면 가슴이 먹먹하다. 남겨진 사람은 슬프지만 떠난 사람은 다르겠지. 떠난 사람은 슬픔을 잊을 만한 설렘이 있을 테니. 슬픔은 남겨진 사람만의 몫일까. 며칠 전에 딸에게 말했다.

"엄마, OO이 보고 싶어서 어떡해?"

"O그모" 만들어. OO 이를 그리워하는 모임!"

그래, 엄마는 O그모든 뭐든, 언제나 OO이 생각하고 있을게.




벌써 유학 3년 차인 아들은 작년 한 해 홈스테이에서 생활하고 올해는 기숙사로 돌아갔다. 3년 차 정도 되니 여유가 있다. 아이를 보는 나도 걱정은 줄고 믿음은 강해졌다. 이제 아이들은 각자의 자리로 떠났다. 겨울에 만나게 될 때까지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 미뤄두었던 글도 부지런히 쓰고(특히 유학이야기) 카페도 일도 열심히.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다시 만나게 되겠지. 오히려 아이들이 떠난 지금이 마음이 홀가분하다. 그동안은 하루하루 다가오는 날짜에 불안하기도 슬프기도 했는데 막상 겪고 나니 견딜만하다.








뉴질랜드에서의 첫 날밤,

조용하고 편안한 밤이 되기를.

멀리서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