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스혜영 Sep 28. 2021

<영국>
대영 박물관에 가면 그림자가 보인다

희망의 역사를 쓰다.

'로제타 스톤' 보신 적 있으세요?

로제타 스톤 / 픽사 베이

대영박물관에 가면 카메라 셔터가 가장 많이 터져서 대낮에도 반짝거리는 곳.

유리 가까이로 접근하기 위해 자기 차례를 기다려야 하는 곳. 

고대 이집트어로 된 법령이 상형문자, 민중 문자, 고대 그리스어의 세 가지 문자로 번역되어 있는 화강암 덩어리. 

로제타 스톤이 유명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수천 년간 미스터리로 꽁꽁 묶여있던 이집트의 수수께끼들이 풀렸고 성서의 역사 또한 확증되고 밝히는데 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로제타 스톤'은 1799년 나폴레옹이 이집트 원정 시 그의 군대에 의해 로제타라는 마을에서 발견됐다가 영국의 넬슨 함대가 프랑스의 원정 함대를 전멸시키면서 영국 런던으로 이송하게 되었다. 




이집트라는 나라에서 두 제국이(영국 vs 프랑스) 전쟁을 했다. 그리고 이집트의 보물이 빼앗겼다. 


영국 대영 박물관의 또 다른 자랑 중 하나는 '베닌 브론즈' 동판이다. 

'베닌 브론즈' 동판

베닌 왕국은 약 1,000년 전에 세워졌고 15-16세기 동안 권력과 부를 축적했다. 

현재는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남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1897년 영국 원정대의 가혹하고 살인적인 습격 이후 군인들에 의해 베닌의 공예품들이 약탈되었다. 이 청동 조각판은 유럽과 북미 전역의 박물관에 있다. 대영박물관에는 가장 많은 200개의 소장품이 있다. 


호아 하카나나이아

대영박물관의 또 다른 자랑. 

호아 하카나나이아(Hoa Hakananai'a) 

또는 

'모아이'석상. 


2미터가 넘는 현무암 조각상이며 "세계의 배꼽'이라고도 불리는 라파 누이 섬(Easter Island,  이스터 섬)에서 온 것이다. 이곳은 천명의 숙련된 폴리네시아 항해자들에 의해 정착되었고 1888년 그 섬은 칠레에 합병되었다. 이 석상은 해군 제독에 의해 1869년 빅토리아 여왕에게 바쳐졌으며 빅토리아 여왕은 그 후 호아 하카나나이아를 대영박물관에 기증했다. 







런던에 있는 대영박물관의 방문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예전에는 '우 와'하고 신비롭게만 바라봤던 유물들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반짝이는 조명 뒤의 쓸쓸한 그림자가 유난히도 눈에 띈다. 


로제타 스톤, 베닌 브론즈, 호아 하카나나이아등 여러 유물들이 고국에서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 정부와 영국 사이의 계속되는 논란과 갈등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참고, 대영박물관은 나이지리아 정부에게 베닌 브론즈를 장기간 대여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에 대영박물관에 변화가 생겼다. 

(2020년 5월 미국에서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인종 불평등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진  Black Lives Matter 운동 이후)


영국 대영박물관의 설립자 한스 슬론경은 1660년 아일랜드에서 태어났고 의사면서 박물학자, 수집가였다. 1753년 92세의 나이로 사망할 때까지 그의 개인 수집품 7만 1000점의 공예품을 국가에 기증하면서 대영 박물관이 시작될 수 있었다. 그가 개인 수집품이 많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자메이카 사탕 농장의 노예 노동력으로부터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대영박물관은 그 설립자의 흉상을 받침대에서 제거하고 조금 작은 모습의 스론을  '노예 주인'으로 소개했다. 그 옆으로는 처참한 노예무역까지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왼) 한스 슬론경 그전의 동상 /픽사베이         오) 2020년 바뀐 후




대영 박물관장인 하트위그 피셔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그를 받침대(존엄)에서 밀어냈다. 
우리는 아무것도 숨기지 말아야 한다. 치유는 지식이다."

"역사에 관해서 진실성의 헌신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복잡하고, 때로는 매우 고통스러운 역사를 다시 쓰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박물관이 달라졌다. 수백 년 동안 반짝거렸던 조명 뒤의 그림자가 살아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림자가 드러나면 피셔의 말처럼 매우 고통스러울 거다. 

쓰라린 고통의 배를 탔을지라도 치유와 성장의 길로 향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리고 현재, 희망의 역사를 쓰고 있다. 


https://brunch.co.kr/@66ee01632fcd419/17

<V&A 박물관을 다녀와서의 글도 올려 봅니다.>


아래의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How UK museums are responding to Black Lives Matter/BBC News

Nigerian artists offer swap for British Museum’s Benin Bronzes/The Times

The British Museum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