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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마규 Aug 21. 2023

만족감지연 훈련

우리 가족은 가끔 시간이 넉넉하고 날씨가 선선할 때 산책을 갑니다.

집에서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마트에 막대사탕이나 아이스크림을 사 먹고 돌아오는 겁니다.

나는 보통 가면 아이들이 원하는 걸 그냥 상주시만,

경제관념이 투철한 남편은 남편은 아이들의 손에 300원을 쥐어주고 300원으로 살 수 있는 것을 아무거나 살 수 있다고 아이들에게 말해주었습니다.

만 4살 딸아이는 오늘따라 700원짜리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남편은 이것이 만족감 지연 훈련을 위한 아주 좋은 기회로 생각했다.


만족감 지연  훈련이란?


단순하게 말해서 불필요하게 아이의 오감을 자극하는 물건을 사주어서 아이의 모든 욕구를 들어주면 자신의 만족을 지연하는 능력이 없어지기 때문에 삶에서 성취감, 쁨, 만족, 행복, 희열, 충만감과 같은 감정들을 느끼지 못하고 내적동기가 낮은 아이가 됩니다.

아이에게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되 불필요한 자극들을 지연하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남편은 딸아이에게 300원을 쥐어주며,


"오늘은 300원을 줄 거야. 만약에 7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면 오늘 막대사탕을 사 먹지 않고 이 돈을 모아서 내일은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을 거야."


처음에 딸은 "아 그래? 그러면 나는 오늘 사탕을 사 먹지 않고, 아이스크림을 다음에 사 먹을래!"

아주 강하고 신나게 소리쳤습니다.


마트에 도착하고, 만 3살 아들은 직접 300원을 주고 막대사탕을 구매했고, 저는 7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구매했습니다.


딸은 아주 큰 고민에 빠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막대사탕을 그냥 사 먹을까. 아니면 참고 아이스크림을 사 먹을까.'


딸은 떼를 쓰며 징징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사탕도 먹고 싶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싶어!"


아빠는 차분하게 아이의 눈을 보고 말했습니다.

"얼마나 어려운 결정을 하고 있는지 그 마음을 잘 알아. 다시 말해줄게. 오늘 막대사탕을 사 먹어도 돼. 그런데, 막대사탕을 사 먹으면 다음에는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없을 거야. 다음에도 막대사탕을 먹어야 할 거야. 그래도 괜찮니?"


고민하던 딸은 "참고 아이스크림을 다음에 먹겠다"는 강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렇게 가족은 집으로 돌아왔고, 딸의 동전지갑은 300원이 찰랑거렸습니다.


이번주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용돈을 주기로 했습니다.

일요일 아침 만 나이에 맞춰 100원씩 주기로 한 겁니다.

딸의 지갑에는 700원이 생겼습니다.

이제 자기가 먹고 싶을 때 언제든지 아이스크림을 사 먹을 수 있습니다.


만 4살에 그런 결정을 할 수 있는 딸아이가 대견했습니다. 사실 저보다 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만족지연능력이 아주 부족합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생각보다 더 똑똑하고 강합니다. 부모가 아이들을 약하게 보고 멍청하다고 생각하면 부모들은 자신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그 한계를 지정해 버리고, 아이들은 그 한계 밖으로 나갈 기회를 얻지 못합니다.


아이들을 믿고 도전하고 부딪혀볼 기회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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