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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마규 Aug 25. 2023

싸우는 형제자매

최근 들어 딸(6) 아들 (4)이 종종 다투기 시작했습니다.

한 아이는 괴롭히고, 다른 아이는 찡찡거리는 목소리로 "하지 마! 안 좋아해!"를 연발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 아이들과 함께 롤플레잉을 했습니다.

누군가 괴롭힐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리고 괴롭히는 것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리고 인형을 가지고 연습도 했습니다.


제가 아이들의 장난감을 가져가면서 괴롭히면 아이들이 소리치는 겁니다.

"하지 마! 안 좋아해!"


연습이기 때문인지 재미있는지 아이들이 재미있게 따라 했습니다.

"하지 마! 안 좋아해!"라고 말하는 법을 가르친 것은 꽤 오래되었기 때문에 아이들의 입에 잘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단계를 가르쳤습니다.


"나는 괴롭히는 사람이랑 놀지 않아."라고 말하고 다른 방으로 가는 겁니다.

"하지 마 안 좋아해!"라고 말한다고 해서 상대가 멈추지 않을 때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연습을 한 날이었습니다.

저는 방에서 휴식시간을 가지고 있었고 아이들은 거실에서 둘이 놀고 있었습니다.

아들은 딸을 괴롭히고 딸은 아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습니다.

"하지 마! 안 좋아해!"라고 계속해서 반복해서 소리를 지르는 가운데, 아들은 킥킥거리며 계속해서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상대를 괴롭히는 행동을 반복하는 이유는 그를 통해서 '내가 강하다.'라는 쾌감을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이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경험이 스스로가 강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스스로가 작아지는 경험을 합니다. '나는 힘이 없고 약하다.'라는 반복적인 경험이 쌓이게 되면 그게 아이의 정체성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그러니 그런 상황에서 강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오늘 아침에 롤플레잉까지 하며 가르쳐 주었는데 아무것도 아이들이 배운 것 같지가 않아서 속이 답답하고 화가 났습니다. 

그리고 잘못 없는 딸에게 화를 내었습니다.

"동생보다 네가 더 강해. 네가 더 똑똑해. 동생이 괴롭히는데 계속 같은 자리에 머무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야."라고 아이의 어깨를 꼭 쥐고는 화를 내고 말았았습니다.


괴롭힘 당한 사람의 잘못이 전혀 아닌데 말입니다. 이건은 온전히 제 잘못입니다. 

오늘은 사랑으로 가르치기를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마음이 착착하지만 어느 날은 이렇게 실수를 하는 날도 있을 수 있다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그리고 딸아이에게 가서 다시 말했습니다.


"오늘 엄마가 화를 냈네. 화를 낸 건 네가 잘못해서 그런 게 아니야. 엄마 잘못이야."

"엄마는 원래 화를 잘 안내잖아. 오늘 조금만 냈으니까 괜찮아." 

더 미안해졌습니다.


실수를 해야 합니다. 깨지고 넘어져야 잘하게 됩니다. 그러니 오늘 같은 날 도 있는 겁니다.

저는 계속 실수하고 깨질 예정입니다. 그리고 누구보다 내 아이들을 더 잘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겁니다.


아이들은 반복적으로 배워야 합니다.

한번 가르친다고 행동이 변화할 것이라 기대해서는 안됩니다. 그 기대가 화를 부릅니다.

부모는 반복적으로 사랑으로 가르치는 것. 그것을 수 없이 반복한 후에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어른으로 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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