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을 지킨 하루

스스로와의 약속 하나가 마음의 온도를 바꾼 하루

by 도로미

이번 주 내내 난 스스로에게 약속을 했다.
열심히 일한 도로미, 주말엔 뚱이랑 여행을 떠나자.


그 약속 하나에
무거운 발걸음으로 출근길을 나서면서도 마음은 가벼웠다.
이번엔 어디로 갈까, 설렘이 밀려왔다.


그런데 토요일 아침이 되면 또 그 약속을 깨버린다.
“도로미, 밖에 나가기 귀찮지 않아?
지금은 가을 절정이라 사람도 많잖아.
너 사람 많은 곳 답답해하잖아.
그냥 영화나 보고, 맛있는 거나 먹자.”


그렇게 주중의 설렘은 무너지고
난 나 자신에게 실망하며 주저앉는다.
그리고 월요일, 허망한 마음으로 또 출근한다.


나를 포함해 우리는
이런 약속을 너무 쉽게 어긴다.
스스로든 타인이든
“미안, 다음에 꼭 가자.”
그 한마디로 모든 걸 덮어버리곤 한다.


하지만 약속을 믿고 기다리던 사람의 마음엔
늘 실망이 남는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약속이란 결국 ‘예의’가 아닐까.
크든 작든, 그 약속을 기다린 마음을 기억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약속을 지킬 수 있지 않을까.


깊어가는 가을,
나는 이번 주말 약속을 깨뜨리지 않기로 했다.
나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간단히 짐을 싸고 집을 나선다.
뚱이를 조수석 애견방석에 앉히고 시동을 건다.
룸미러에 비친 내 얼굴엔
설레는 미소가 피어오른다.


차를 출발시키며,
알록달록 물든 담양 메타세쿼이아 길을 향해 달려간다.
약속을 지킨 나에게
조용히 칭찬을 건넨다.


그 길 위에서 나는 깨닫는다.
지켜진 약속은 언제나 나를 다시 살아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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