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
내 이름은 뚱이다.
사람 이름이 왜 그 모양이냐고? 잘 물어보았다. 맞다. 엄마가 지어주신 이름이다.
그리고 난 사람이 아니다. 난 시츄이다.
이름부터 말해놓고 보니 내가 너무 배려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제대로 내 소개를 해보려 한다.
난 전라북도 정읍시 개공장에서 태어났다.
내가 기억하는 것은 물속에서 숨도 쉬고 밥도 먹고 응가도 잘 싸면서 지냈다.
가끔 수영도 하면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장난을 치곤 했다.
지금에서야 생각하면 그때가 엄마 뱃속이었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하여튼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난 떨어지듯이 그렇게 엄마 뱃속에서 빠져나왔고 비릿하면서 역겨운 냄새가 코를 먼저 찔렀다.
거친 혓바닥이 내 몸을 곳곳 핥아주는 느낌에 어느새 실눈을 뜨고 쳐다보니
그 역한 냄새가 엄마의 모습이란 걸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었다.
털은 뭉개져 있고 눈은 온통 누런 눈곱으로 가리었고 그 사이로 겨우 보인 눈동자는 백태가 낀 듯 하얗게 내려앉았다.
난 뭔가 잘못된 줄 알았다. 그리고 예전에 편했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엄마는 그렇게 나를 몇 번 핥아주더니 곧이어 끄응하는 소리가 들리고 내 동생들이 줄줄이 태어나고 있었다.
총 7마리. 그중에 내가 맏딸이었다.
태어나고 2개월쯤 되었을 때였다.
엄마와 동생들과의 품에서 적응이 될 즈음 누군가가 내 목덜미를 들어 올렸다.
순식간에 들려진 내 눈앞에 수염이 시꺼먼 남자가 나를 여기저기 훑어보고 있었다.
내 귀를 들쳐보고 내 입을 벌려보고 그리고 여기저기 만져보고….
나는 엄마를 내려다보았다.
하지만 엄마는 전혀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
너무나 익숙하다는 듯이 그렇게 젖을 찾아 무는 동생들의 행동에도 무신경한 듯 그냥 S자 모양으로 잔뜩 웅크리고 있었다.
그게 나를 낳아준 3개월간의 엄마와 지낸 마지막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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