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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로버트

MZ 세대 로버트  

  Robert James Waller의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1992년에 출판된 후 베스트셀러로 인기가 높아지자 1995년 영화로까지 제작되었다.

"들어 보신 적도 없으실 거예요,  이태리 남 동부해안의 아주 작은 지방도시죠 Bari 발리라고"

" 발리 요, 압니다. 그리스로 촬영가는 길에 지나가다 마을이 너무 예뻐서 며칠 정도 머물렀던 곧이 죠 "

"마을이 예뻐서 기차에서 내려 그냥 그곳에 며칠 머물렀다고요? "

아이오와 주 시골집에 있는 빛바랜 낡은 식탁의자들은 Francesca 가 2차 대전 후 이태리에서 만난 미군 남편을 따라 온후, 아이들의 엄마로서 아내로서만 살아온 날들을 상징한다.   반면  이태리 고향마을 Bari는  젊은 날의 그녀이다. 이를 알아주는 그는 특별하다. 그녀를 과거의 그녀로 돌려줄 것 같다. 한 번 사는 인생, 내 사랑을 확인하고 싶다. 외모는 예전 같진 않지만 내 맘속 깊숙한 곳의 나는 , 이태리 고향마을에 있는 생기 발랄한 젊은 아가씨다. (평범한 중년 여성을  더 실감 나게 연기하기 위해를  메릴스트립은  영화 찍기 전 20파운드 살을 더 찌우는 노력을 했다고 한다. )  

4일간 나 자신에게 솔직한 사랑을 그와 나누었지만, 난 그래도 애들과 남편이 나 때문에 상처받고 망가지는 건 못 볼 것 같다. "안돼! 절대 그럴 수 없어 하며"  결국엔 가정을 지킨 인간적인 모습에 그들이 이해될 것 같고,   이루지 못한 애절한 그 사랑이 가슴을 더 찡하게 한다.  그래봐야 불륜이었다고, 이를 미화했다고 말도 많았던 소설과 영화였다. ( 아직까지 잡히지 않은 방화범에 의해 영화에 나왔던 다리와 집이 불타 없어진 사건도 최근까지 두 번이나 있었다. )  그 당시 수의대를 다니고 있던 학생인 나에게 각인된 장면과 대사는  

" 개를 키우고 싶어요 그래서 지금  따로 돈을 모으려고  몇 년 동안 저축을 하고 있답니다 "  영화는 1995년에 나왔지만  1965 년대 배경이므로  베이비 부머세대 전후의 가족관과 돈에 대한 태도를 보여준다.   그때 당시 내가 궁금했던 점은 '왜 그가 그렇게 계획성 있게 개를 키우기 위해 저축까지 했는지였다. 소설 속 로버트는 마을이 아름답다고 생각해 도착지 중간에 즉흥적으로 내려 며칠 머물렸을 만큼 낭만적이며 감성적인 케릭 터지  전혀 이성적이고 계획성 있는 캐릭터는 아닌데도 말이다. 어렴풋이 ' 미국은 개 키우는 게  60년대도 그렇게  돈이 많이 들었나? '   아님 로버트는 개를 가족처럼 생각하니 절대 포기 하지 않을 것이므로 '책임감 있는 베이비 부머의 모습을 반영한 건가? '


지금 글을 쓰고 있는 2023 년 12월  [ MZ 세대의 소비성향과 그들을 어떻게 대처하는가] 란 세미나에 와있다.  

" MZ generation is God sending people ,  MZ 세대는 신이 우리에게 보내준 사람들입니다. "


'엥 뭔소려 ? '


 " 이들은 카드최대한도 200% 까지 맥스로 카드빚을 내서라도 개와 고양이를 치료하는 특이한 종족입니다. 인류역사상 처음 등장한 종족이죠. 근데 문제는 이 종족은 현실 감각이 없어서 돈이 없어요. 돈 버는데 관심이 없고 자기 워라벨, 환경문제니 뭐니 하면서 정작 자기들은 이뤄놓은 게 없고, 그저  부모들이 다 이루어놓은 기반을 당연시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만 하다 보니 모아논 돈이 없어요. 근데 개와 고양이의 정서지능, 감정발달, 행동학적 문제와 wellbeing 까지 모든 분야에 당신 같은 임상 수의사들이 관여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기대치가 있습니다.  사실 부모세대가  저축해 둔 돈과 자원을 축내는데 그게 자기 들 권리라고 생각하고 당신 수의사들이 항상 자기들한테  많은 시간을 내어 주길 바라는 특이한 종족이죠. 명심하세요, 혹시 돈 이야기  섣불리 잘못했다간 컴퓨터를 태어날 때부터 갖고 놀던 그들에게 온라인 리뷰 테러를 당할 수도 있답니다.  "


코비는 로버트 김이 키우는 14살 된 포메라니안 남자애다. 1년 전쯤  사람의 간암 중에서도 70% 이상을 차지한다는 간암으로는 악명 높은 간세포암 Hepatocellular carcinoma (HCC)에 걸려 방사선치료와 항암제 두 가지를 번가라 가며 하는 완화치료 (Palliative care)를 암 전문 병원에서 받고 있다.  로버트는 대학을 휴학하고 코비 항암 치료를 위해 등록금을 다 쏟아 붙고 그것도 모자라 학자금 론까지 받아서 일 년 동안 코비를 치료해오고 있다.  로버트김 어머니는 한국 이민자 1세로 아들을 위해 밤낮으로 투잡을 뛰어가면서 아들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고 있다.    날마다 나한테 전화해서 자기 아들 말려 달라고 하는데 나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뭐가 맞는지도 모르겠고 말이다.  이민 1세인 나 역시 솔직히 말해 식당에서 허리 휘어지게 일하시는 어머니 생각해서라도 정신 차리고 대학 등록금까지 빼서 코비 치료하는 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여기서 자란 2세들은 미국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당신이 뭔데 남에 인생까지 참견하냐고 그러고도 당신이 수의사냐고 욕만 먹을게 뻔하니 말이다.


"로버트, 코비 어떤지 궁금해서 연락했어요? 어머니가 걱정이 많으시던데? ( 코비 말고 로버트걱정 ) "


"일주일 전에 새로 시작한 항암제가 너무 독해서 그런지 요즘 식욕이 없어요. 그냥 goat cheese 하고 간식만 먹으려고 해요 "


"아시겠지만 수의학분야 즉 동물의료 기술에선 암은 완치나 치료의 개념이 아니고 완화치료 (Palliative care)에요. 코비가 살아 있는 동안 편하게 도와주는 정도입니다.  코비 같은 포메라니안종은 기대 수명이 13년에서 16년 정도예요 그것도 건강 애들에서요. 코비가 평균 기대 수명을 넘겼다고 보시면 됩니다. "


" 알아요 그래서 더 잘해 주고 싶어요, 그래야 제가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서요 " 


" 어머니가 오늘 아침에 또 전화하셔서 걱정하시던데..... "


사성제의 고집멸도(苦集滅道) 

로버트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집착, 로버트의 코비에 대한 집착, 나의 도덕적 의무에 대한 집착

이 모두 집착에 의해 모든 고통이 따른다. 

다음에 혹시 코비가 오면  직접 말해주고 싶다. '다음생에 인간으로 태어난다면 로버트 말고 로버트 어머니한테 이 은혜를 꼭 갚아야 할 거라고'  

코비가 나한테 말한다. ' 나,  로버트 어머니 대신 독립군들 숨겨주다 옥사했는데, 끝까지 이름 안 불었다고 이번 생은 로버트 어머니 차례'라고.  

' 그래 맞다, 어찌 알겠는가?  이 역시 나의 편견에 사로 잡힌 집착 인걸. '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로버트는  어머니 말씀을 들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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