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도착! 고궁박물관, 101타워, 라오허제 야시장
휴직후 올해는 꼭 해외여행을 가봐야지...생각하며 2025년 12월 16일부터 19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가족과 함께 대만 여행을 떠났다.
한 달 전부터 예약과 준비를 시작했고 12월 15일에 생일이였지만...대학원 마지막 과목 기말고사가 끝나는 일정이어서 여행 준비와 시험이 겹친 매우 빠듯한 시기였다. 보고 싶은 곳도 많았고 일정도 촘촘해서, 첫날부터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일정이었다.
비행기는 아침 비행기였다. 새벽에 출발해야 했고, 차 안에서 잠을 자며 공항으로 이동해야 하는 피곤한 상황이었지만, 아이들과 남편 모두 그 상황을 이해해 주고 잘 따라주었다. 그 덕분에 시작부터 무리 없이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김해공항에서 비행기를 탔는데, 특히 찬희가 너무 좋아했다.
우리는 2023년에 가족여행으로 일본을 다녀왔고, 이번이 2025년 여행이었는데, 찬희는 비행기를 타는 순간부터 설렘을 숨기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같이 설레었던 것 같다.
좌석은 나와 찬희, 남편이 앉았고, 원희가 건너에 앉았다. 남편은 공항과 비행을 조금 두려워하는 편이라 긴장한 모습이었지만, 끝까지 잘 이겨내고 무사히 타이베이에 도착했다.
찬희는 비행기 창가에 붙어서 타이베이 섬과 아래로 보이는 작은 건물들을 연신 사진으로 찍었다. 모든 것이 신기해 보였던 것 같다.
입국 수속은 무사히 마쳤지만, 도착 시간이 애매해 첫 점심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 가이드가 나눠준 식빵과 빵으로 간단히 허기를 달래고 첫 일정으로 이동했다.
첫 방문지는 국립고궁박물관이었다.
헤드셋을 착용하고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대만의 역사와 유물을 살펴보았다. 옥으로 만든 정교한 작품들, 미니어처처럼 섬세한 기술에 대한 설명이 특히 인상 깊었다. 역사를 좋아하는 원희와 아빠는 설명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귀를 기울이고 있었고, 그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아빠는 조금 피곤해 보이기도 했지만, 장제스와 대만의 역사, 백자와 청자가 중국 도자 문화의 원류라는 설명을 들으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투조 공예작품이였다. 따라 할 수 없는 수준의 기술로 만들어졌다는 설명을 듣고, 실물을 더욱 유심히 바라보게 되었다.
박물관 밖으로 나오니 날씨가 정말 좋았다.
한국은 패딩을 입어야 할 정도로 추운 날씨였는데, 타이베이는 옷 한 겹만 입어도 될 만큼 따뜻한 봄가을 날씨였다. 그 온도 차이가 여행에 왔다는 실감을 더 크게 만들어 주었다.
다음 일정은 타이베이 101타워와 딘타이펑이었다.
딘타이펑에서 첫 제대로 된 식사를 했고, 다양한 딤섬을 맛볼 수 있었다. 만두가 조금 많기는 했지만, 여러 가지를 경험할 수 있어 색다른 식사였다.
식사 후, “대만 스타벅스도 한번 가보자”는 이야기로 잠시 자리를 옮겼는데, 그 과정에서 작은 해프닝이 있었다. 원희가 화장실에서 예상보다 늦게 나오는 바람에, 찬희가 길을 잃고 말았다. 순간 찬희는 울면서 “엄마를 잃어버렸다”고 주변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다행히 우리 일행 중 한 분이 발견해 무사히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잠깐이었지만 모두에게 놀란 순간이었다.
101타워에서는 가족사진도 찍고, 타워 안에 설치된 거대한 추를 보며 지진에도 무너지지 않도록 설계된 구조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야경을 보며 내려다본 타이베이는 정말 아름다웠고, 찬희는 이곳에서 기념품(열쇠고리)를 샀다.
101타워 일정을 마친 뒤, 우리는 라오허제 야시장으로 이동했다.
하루 일정이 길었던 탓인지, 이곳에서는 원희가 특히 힘들어했다. 원희는 비위가 약한 편이라, 야시장에 들어서자마자 풍기는 취두부 냄새와 닭날개 같은 음식들이 시각적으로도 부담이 되었던 것 같다. 아이에게는 조금 과한 공간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라오허제에서 유명하다는 음식들을 굳이 먹기보다는,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 쪽으로 시간을 보냈다. 다트 게임과 총으로 인형을 맞히는 인형뽑기를 했는데, 그 시간이 오히려 아이들에게는 가장 즐거운 기억으로 남은 것 같다.
원희와 찬희는 직접 뽑은 인형을 손에 꼭 쥐고 있었고, 지금도 그 인형들을 아주 잘 간직하고 있다.
게다가 가이드님이 인형뽑기에서 얻은 인형을 아이들에게 나눠주셔서, 그날 하루에만 인형이 네 개나 생기는 작은 행운도 있었다. 음식보다 놀이가, 장소보다 사람이 기억에 남는 밤이었다.
이렇게 긴 하루의 마지막 일정까지 마무리되었다.
이렇게 우리의 대만 여행 첫날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