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일기 그날, 나는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경영지원.
그 단어만 봐도 위장이 살짝 부풀었다 꺼지는 느낌이었다.
나는 그 일을 25년 했다.
정리된 문서, 표준계약서, 소송자료, 고용관계, 임직원 간 유령 같은 알력 다툼까지.
경영지원팀 이사였고, 꽤 잘했다.
회사내부 외부에서 어쩜 똘아이라고 소문나 있었을지도....
금요일 오후까지 회장님 결제를 받고 월요일보자는 인사를 여느 때처럼 마치고 주말 지난 월요일
출근길에 회장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믿을 수 없는 소식을 접했다
갑작스럽고 조용한 죽음이었다. 그리고 내 청춘도 같이 죽었다.
"언니, 앞으로 뭐 하시게요?"
이혼한 동기가 물었다.
그 질문은 처음 위가 아파 응급실 갔던 그때보다 더 아팠다. 나는 그냥 말했다.
“도배 해보려고.”진심이었다.
사람 붙이느니, 차라리 벽지를 아무생각 없이 노동땀을
흘리는 일이 하고 싶었다 학원에 등록했고,
자격증도 땄다.
실습도 나갔다.
그리고…
이틀 만에 갈비뼈가 부러졌다.
“좌측 제8늑골 골절. 6주 진단입니다.”
의사가 말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나는 도배도 할 수 없는 체력이란 것을... 인식할 수 없을 정도로 늙어와버려 있다는 걸
다시, 이력서를 열었다.
55세. 경력 25년, 전직 이사.
다시 나는 나만의 새로운 항해를 위해 이력서를 들고 나섰다
그렇게 돌아보기 싫던 경영지원팀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