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어김없이 깜짝 놀라며 눈이 떠진다.
작은 발소리, 기어나오는 이불, 따뜻한 아기 피부
네 시부터 여덟 시반까지 전적으로 엄마의 시간이다
둥이들과 웃고 울고 뒹굴도 다시 또 웃는다.
화장은 대충, 블라우스는 꾸깃꾸깃,
거울 속 내 모습은 준비된 사람보다 버티는 사람에 더 가깝다.
그리고 출근.
가끔은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헷갈린다.
출산 이후 머릿속이 뿌연 안개처럼 흐려져
이름도, 단어도, 해야 할 일도 하루에
몇 번씩 흘려보내야 한다
칭찬보다 질책이 익숙한 요즘,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갈 수 있을까?
퇴근하고 도착한 집, 저녁 7시반
급히 해둔 저녁,
한 입도 안 먹고 바닥에 던지는 아이들의 작은 손
바닥에 떨어진 주먹밥을 주워 담다가
눈물이 뚝 떨어졌다
애들 앞에서는 울지 말자
다짐하듯 혼잣말을 하고 다시 일어난다
목욕시키고 양치시키고 재우고 나니 밤 9시 반
부엌 거실 아이방...
오늘 하루를 산 흔적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하나씩 치우고 나니 밤 11시
칭찬노트 약속토트 내일 챙겨줄 유치원 준비물
모두 적고 나니 어느새 11시 반
그제서야 나의 업무가 시작된다. 12시 1시 1시반
겨우 샤워를 마치고, 머리를 말리고 눈을 감는다.
오늘도 다섯 시간을 자보겠다는 목표는
또 다음 날로 미춰진다
내일은 몇 시에 아이들이 날 깨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