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힘들어 말은 하지 않지만... 턱 밑까지 올라왔던 말
왜 힘든 일은 꼭 한꺼번에 찾아오는 걸까? 만약 천천히, 하나씩만 찾아오거나, 어떤 힘든 일이 올 예정인지 미리 알 수 있었다면 좀 더 잘 대처할 수 있었을 텐데...
평소에 누군가 나를 찾고, 나에게 의지하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에 성취감도 느끼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너무 좋았다.
그랬던 내가 어느새 쌍둥이를 키우며 회사를 다니는 워킹맘이 된 후, 여전히 주변 사람들을 돌보고 회사에서도 의지하는 사람들을 챙기는 것이 내 몫이 될 거라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어느새 사람들이 나에게 의지하는 것이 좋았던 그 마음이 이겨낼 수 없는 하루하루의 버거움으로 가득 차 똑같이 반복되는 삶에 갇히는 느낌이다.
시간이 흐른다는 것에 점점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내일이라고 지금 이런 상황이 바뀌긴 할까?
너무 막막하고 힘들 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견디고 스스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다독이다 보면 이 또한 지나가겠지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날도 있고, 지금까지 열심히 했는데 도대체 얼마만큼 더 견뎌야 하는 거지? 이게 정말 최선인가?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날도 있다.
요즘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에 엘리베이터 공사로 한 달 동안 15층을 걸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너무 귀찮고 애들까지 데리고 다닐 생각 하니 앞이 막막했지만, 어느새 유일하게 아무 생각 없이 머리를 비우는 시간이 되었다. 이제는 일부러 자처해서 내려갔다 집으로 올라가는 일을 도맡아 할 정도이니 말이다.
지금 이렇게 방황하고 힘들어하는 이 시기도 곧 지나가겠지? 누군가에게 기댈 수 있는 사람인 것처럼 나도 기댈 수 있는 누군가가 곁에 있으면 참 좋겠다. 갑자기 너무 사무치게 외로운 기분이다. 대부분의 워킹맘들은 이런 기분을 한 번쯤 느껴보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