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압박면접의 기억
Get to the point
엄중한 분위기에 강하고 낮은 톤으로 세 명의 지원자 중 첫 지원자가 말을 시작한 지 10초도 되지 않아, 한 면접관분이 검지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톡톡 치며 말했다.
생애 첫 압박면접.
너무 무서웠다.
분명 날씨가 무척 더운 날이었는데 온몸의 털이 쭈뼛 서버렸다.
- 약 12년 전인데 지금까지도 아직도 기억이 날 정도다.
생명과학과를 전공하고 의대 혹은 약대로 석사 과정을 겪지 않은 채 취직을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의료기기, 화장품, 화학염료회사, 제약회사 등 '생명과학과 전공을 우대한다'는 공고만 있으면 모두 지원했다.
끊임없는 면접과 불합격 연속에서 만난 한 유명 제약회사의 면접, 다대다 면접이었다.
영어로 자기소개를 해보라는 질문에 왼쪽에서 세 번째에 앉아 내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첫 번째 지원자가 말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면접관분 중 한 분이 바로 말을 자르셨다.
“Get to the point” (그래서 하고자 하는 말이?)
“I was born and… and… and.. Raised in Seoul….”(서울에서 태어나고 성장했습니다)
“Not important, please get to the point”(별로 중요하지 않은 내용 같은데, 주요 사항만 얘기하지?)
그 친구는 너무 놀랐는지 말을 영어로 제대로 말을 끝내지 못하고 자기소개를 마쳤다. 그다음 친구 역시 마찬가지였다. 앞선 두 지원자를 보고 그 압박에 눌리고 싶지 않았던 나는 말이 절대 잘리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빠르게 랩을 하듯 주요 사항만 얘기하고 자기소개를 마쳤다.
"First, thank you for this wonderful opportunity.
As you’ll see on my resume, I studied abroad in Canada, majoring in Life Sciences.
I've always been passionate about contributing to the well-being of others, and I’m driven by a desire to make a positive impact in the world.
My experiences have shaped me into a punctual, hardworking, and responsible individual, qualities I’m eager to bring to your team.
I am very enthusiastic about the opportunity to join your firm and contribute to its goals."
(먼저, 귀한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이력서에서 보시다시피,
저는 캐나다에서 유학하며 생명과학을 전공했습니다.
저는 항상 사람들의 건강과 행복에 기여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열정을 가져왔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저는 시간 엄수와 책임감, 그리고 성실함을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으며, 이러한 강점을 회사에서도 발휘하고 싶습니다.
회사와 함께 성장하며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나중에 면접관으로 계셨던 임원분께 들어보니 당시 영어 자기소개를 외워서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짧게 다시 얘기해 보라고 하면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영어를 실제로 잘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압박면접이라고 하셨다.
이해는 가지만 아직도 그때 상황만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그렇게 내 첫 직장에 취직했다.
다대다 면접: 여러 명의 면접관과 여러 명의 지원자로 진행되는 면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