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 미안해요... 기억이 안 나요 ㅜ,,ㅜ 우리 아부지 만쉐이~~!
우리 아부지..
자전거에 나랑 남동생을 앞뒤로 태워서 매일매일 동네를 돌고 돌고 도셨단다..
그렇게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며 놀아주고 놀아주셨단다...
문제는 내가 그걸 100퍼센트 기억하지 못한다는 거..........
아......
이 무슨...
기억의 장난질인가....
아부지 미안혀요....불효녀인가봐요...기억이 안 나~~~~~
내 기억의 출발점은 7살이다...
태어나서 6살까지의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다... ㅠ,,ㅠ
그래서 그랬다..
내 기억에 같이 놀아 준 기억이 없다고...
내 입이 그렇게 떠들었다...
이 사실을 안다면... 우리 아부지 배신감 들것다....ㅡ,,ㅡ
누가 그러더라...
7살 이전은 하나도 기억 안 나... 뭐 해줘 봐야 소용없어~!!!
와.... 진짜 기억 안나는 1인... 여기에 있다..ㅡㅛㅡ....
하지만 난 그 의견엔 반박하고 싶다..
기억은 없지만 감정은 있잖아...
이래서 내가 아부지 생각하면 마냥 따사롭고 사랑받은 느낌만 들었던 거야...
우리 아부지 생각하면 그냥 막.... 따사롭다...
사랑만 받은 그런 기분만 든다...
나이가 드시니 곰돌이 푸같이 더 푹신하고 푸근한 그런 사랑이다.
우리 아부지는 천성적으로 좀 긍정적인 마인드이신듯하다..
뭐 그렇게 부정적인 말을 하시는 것도 못 들어봤고...
개인사업을 하시는데 늘 순풍이시다..
고객을 상대하는 아부지의 통화 스킬은..... 공감능력 100퍼센트다..
그냥... 부처가 다되셨다..ㅎㅎ
고객의 어떤 다채로운 요구와 하소연에도 흔들림 없는 허허로움이다.
허허허 허~~ 웃으시면서도 아부지가 생각하시는 방향으로 적당히 유도하신다.
그렇게 유도하셔도 안 통하는 핵 고구마도 종종 있지만... 그럴 땐... 그냥.. OK 해주신다..
결국 그런 핵 고구마님은.... 스스로 핵 고구마를 드시고 목이 컥 막히셔서... 물을 달라고 다시 오신다..
그럼 뭐 허허허허~~하시며 해결해 드리거나... 다른 방법을 찾으시거나 그것도 안되면..
그냥 정신적인 안정제를 놔주신다..... 허허로움으로..
어쨌든 고객은 심적으로 안정을 되찾으신다...
그렇게 잘 굴려오며 이제껏 쉬시지 않고 해오셨다.
이제 다리도 아프고 몸도 고단하셔서 예전 같지는 않으시지만...
그럼에도 고객을 상대하는 스킬만은.. 독보적이다.
이제 일을 쉬고 싶은데.... 자꾸 온다...
손님이...
참... 열심히 사셨다..
우리 아부지..
젊었을 때는 카리스마가 100미터 앞에서도 뿜뿜하셔서 꽤나 강해 보이셨는데..
( 내 동생 초딩때 친구가.. 울 아부지 모습을 보고 그냥 집으로 돌아갔다는...ㅋㅋ)
카리스마 넘치는 경상도 사나이셨는데.....
나이가 드시면서 점점 더 푹신푹신 곰돌이 푸같은 느낌이 드신다..
과묵하시지만 필 받으시면 수다로움이 뿜뿜하시고 ㅎㅎ
처음 보는 아주머니들과도 유쾌한 대화가 가능하시다..
우리 엄마 병원에 입원했을 때 그 병실에서 울 아부지의 수다로움은 빛이 났었지...
여러모로 재주도 많으시고 음악도 좋아하시는 알고 보면 꽤나 아트 성향도 있으신 분이다.
이런 분이 평생 일만 하셨으니.... 그 지루함을 어찌 이겨내셨을까 안타깝기도 하다.
아마도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에 꿋꿋이 걸어오셨겠지...
엄마랑 대화를 나누다가 우연히 알았다.
우리 아부지가 우리 남매를 데리고 얼마나 동네를 누비고 다니며 우리 남매를 돌보셨는지...
이 나이 먹어서 알게 되었네 그려...
내 기억에 아부지, 어무니...일만 하던 모습이 너무 많아서 그런 소소한 기억이 거의 없다.
울 짱9랑 놀아줄 때 보면...
짱9와의 티키타카도 너무 흥겹다.
할배와의 추억을 차곡차곡 쌓은 우리 짱9....
우리 아부지도 나 어렸을 때 이런 여유가 있었다면 저렇게 놀아줬겠지?
흥이 넘치는 할배와 짱9의 상하이 댄스처럼~~